소서는 24절기의 열한째로, 음력으로는 6월절(六月節)이고 양력으로는 7월 7, 8일 무렵입니다. 본격적으로 더위가 몰려오는 때로 이때는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아지고, 비가 많이 오지요. 소서와 관련한 말에는 “소서 때는 새각씨도 모 심어라”, “소서 때는 지나가는 사람도 달려든다”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 무렵에 모내기 끝내고 모낸 20일 뒤 소서 때는 논매기인 피사리를 해주며,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해야 하는 일로 바쁜 시기입니다.
<고려사절요>4권을 보면 “소서가 가까워오니, 죄가 무거운 죄수에게는 관대히 하고 가벼운 죄수는 놓아주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역시 바쁜 일손을 거들라는 뜻이겠지요. 또한 <상촌 선생집> 54권을 보면 소서 15일간을 3후(三侯)로 나누어서,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귀뚜라미가 벽에서 울며, 매가 먹이 잡는 연습을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는 채소나 과일들이 풍성해지고, 보리와 밀도 먹게 됩니다. 특히 이때의 시절음식은 밀가루 음식인데 밀이 제맛이 나는 때라 국수나 수제비를 즐겨 해먹지요. 채소류로는 호박, 생선류로는 민어가 제철입니다. 민어는 포를 떠서 먹기도 하고, 회를 떠서 먹기도 하며, 매운탕도 끓여 먹는데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워 먹는 맛은 입맛 없는 계절의 별미였습니다.
'지난 게시판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9일 - 여름의 벗 부채 하나, 더위를 쫒는 일등공신은 역시 부채 (0) | 2018.07.09 |
---|---|
7월 8일 - 오늘은 누룽지 날, 부모님 생각하며 누룽지를 먹습니다 (0) | 2018.07.08 |
7월 6일 - 한여름 시골집 마당에 펴던 멍석을 아시나요 (0) | 2018.07.06 |
7월 5일 - 550년 전 한겨울에도 수박을 즐기던 비법이 궁금합니다 (0) | 2018.07.05 |
7월 4일 - 이 한여름 밤 선비를 독차지하는 이는 죽부인입니다 (0) | 2018.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