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9월 14일 - 한가위 풍습 셋, 거북놀이 이야기

튼씩이 2018. 9. 14. 17:40

한가위 큰 명절의 각종 세시풍속 가운데는 거북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거북놀이는 수수 잎을 따 거북이 등판처럼 엮어 등에 메고, 엉금엉금 기어 거북이 흉내를 내는 놀이입니다. 이 거북이를 앞세우고 “동해 용왕의 아드님 거북이 행차시오!”라고 소리치며, 풍물패가 집집이 방문하지요.


 
대문을 들어서면서 문굿으로 시작하여 마당, 조왕(부엌), 장독대, 곳간, 마구간, 뒷간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들보 밑에서 성주풀이를 합니다. 조왕에 가면 "빈 솥에다 맹물 붓고 불만 때도 밥이 가득, 밥이 가득!", 마구간에 가면 "새끼를 낳으면 열에 열 마리가 쑥쑥 빠지네!" 하면서 비나리를 하지요.


집집이 돌 때 주인은 곡식이나 돈을 형편껏, 성의껏 내놓고 이것을 공동기금으로 잘 두었다가 마을의 큰일에 씁니다. 이렇게 거북놀이는 풍물굿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시풍속입니다.

 

또 잘 알려진 한가위 풍속으로는 가회놀이도 있지요. "7월 보름에 왕이 왕녀(王女)로 하여금 육부(六部)의 여자들을 거느리고 넓은 뜰에 모여 길쌈을 시작해서 8월 대보름이 되면 그 성적을 따져서 지는 편이 술을 마련하여 서로 노래 부르고 춤추게 하는데, 이를 가배회(嘉俳會)라 한다. 즉, 진 편의 한 여자가 일어나 춤추면서 회소곡(會蘇曲)을 노래했기 때문에 이를 가회(嘉會)놀이라 한다." 이는 조선 후기 실학자 오주(五洲)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경사편 5에 신라사(新羅史)를 인용하여 기록해두었는데 옛사람들의 한가위 풍속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