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혼(國魂)은 살아 있다. 국교(國敎), 국학(國學), 국어(國語), 국문(國文), 국사(國史)는 국혼에 속하는 것이요, 돈과 곡식, 군대, 성과 그 주위의 연못, 배, 기계 등은 국백(國魄)에 속하는 것으로 국혼의 됨됨은 국백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국교와 국사가 망하지 아니하면 국혼은 살아 있으므로 그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이는 대한민국임시정부 2대 대통령이었던 백암 박은식(朴殷植, 1859.9.30.~1925.11.1) 선생이 한 말입니다. 9월 30일은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 민족사학자이며 독립운동가인 박은식 선생이 태어난 날입니다. 선생은 3·1운동 뒤 임시정부가 세워지자 1924년 임정 국무총리 겸 대통령 대리, 1925년 3월 이승만의 대통령 면직으로 2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선생은 독립운동의 대동단결을 위하여 임정의 헌법을 개정, 대통령제를 국무위원제로 고치고 그 해 8월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무위원을 선임하고 자신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지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은 진정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또 선생은 나라 잃은 슬픔을 국사연구를 통하여 승화하려는 노력한 민족사학자였습니다. <동명성왕실기>, <발해태조건국지>, <안중근저>, <한국통사> 같은 책들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였지요. 선생은 대통령을 물러나고 나서 ‘독립운동을 위한 전 민족 통일’을 당부하는 유언을 남기고 67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선생에게는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는데 선생이 태어난 오늘, 옷깃을 여며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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