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놈은 발가락 빨리고, 똥 누는 놈 주저앉히고, 제주병에 오줌 싸고, 소주병 비상 넣고, 새 망건 편자 끊고, 새갓 보면은 땀에 띠고, 앉은뱅이는 택견, 곱사동이는 되집어 놓고, 봉사는 똥칠 허고"
판소리 '흥보가' 가운데 '놀부 심술부리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판소리는 기막힌 해학이 있지만 판소리가 해학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심청가' 가운데 '심청이 뱃사람들을 따라 인당수로 가는 대목'처럼 눈물을 삼키게 하는 대목도 있지요.
"선인(船人)들을 따라간다, 선인들을 따라간다. 끌리는 치맛자락을, 거듬거듬 걷어 안고, 비같이 흐르는 눈물, 옷깃이 모두가 사무친다. 엎어지며 넘어지며…."
또 ‘춘향가’ 가운데 ‘사랑가’에는 다음처럼 질펀한 성적 농담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마도 내 사랑아 네가 무엇을 먹을랴느냐…. 저리 가거라 뒷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그런가 하면 '적벽가'처럼 씩씩하고 우렁찬 소리도 있습니다. 이처럼 판소리는 사설을 알고 들으면 참 재미가 있는 음악입니다. 판소리뿐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 전체는 알려고 노력할 때에야 그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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