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김장철이 다가옵니다. 우리 겨레는 겨울 동안 김장김치를 먹고 살았지요. 그 김장김치는 주재료 배추에 발효식품인 젓갈을 써서 또 다른 발효식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때 말하는 발효란 미생물이 자신이 가진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이지요. 이렇게 분해된 결과 우리의 삶에 좋은 영향을 주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라 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거나 나쁜 영향을 주는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발효의 천국이지요. 젓갈, 김치, 된장·고추장·간장·청국장은 물론이고 약주·청주 같은 술, 식혜 따위는 우리 겨레의 오래된 발효식품입니다.
그 가운데 젓갈은 옛날엔 황새기젓을 많이 담갔으나 요즘에는 멸치젓과 새우젓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동해의 명란젓, 명태의 창자로 만든 창란젓, 충청 서산의 어리굴젓과 오징어젓, 대구의 아가미젓도 이름이 났습니다. 젓갈은 칼슘 함량이 높은 알카리성 식품으로 체액을 중화하는 구실을 하고 아미노산을 보충하는 것은 물론 핵산이 풍부하고 티아민, 비타민 B도 들어 있습니다.
새우젓, 멸치젓, 조기젓, 황새기젓은 김치를 담그는 데 많이 쓰고, 찌개나 국간을 맞출 때에는 새우젓을 많이 쓰며 나물을 무칠 때는 멸치젓으로 만든 멸장을 넣지요. 이 가운데 많이 쓰는 새우젓으로 잡는 시기에 따라 오젓, 육젓, 추젓, 세하젓, 자하젓, 동백하젓이 있습니다. 5월에 잡히는 오젓은 새우의 껍질이 두껍고 살이 단단하지 않으며 붉은색을 띄는데, 주로 조리용으로 사용합니다. 6월에 잡히는 육젓은 최상품으로, 크고 껍질이 부드럽고 살이 많아 연한 새우젓이며, 염도가 높아 김장용으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추젓은 가을에 잡힌 새우를 발효한 것으로 찬바람이 난 후에 저장하기 때문에 덜 짜고, 세하젓은 아주 작은 새우로 담그며 5~6월, 9~10월 사이에 잡아 숙성시킨 것으로 맛이 좋습니다. 또 자하젓은 초가을 잠깐 보이는 새끼새우로 만드는데 연보랏빛이 나고 부드러운 맛이 있으며, 동백하젓은 한겨울 눈 내리는 바닷가에서 잡은 새우로 담가 무침용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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