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발달하여 요즈음에는 우표를 붙여 편지를 부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습니다만 지금으로부터 120여 년 전인 1884년 12월 4일에는 오늘날 우체국 전신인 우정총국(우정국)이 생겨 전보를 친다든가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격동의 구한말 고종 시절(1882년) 행정직제의 개편을 통해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 안에 우정사를 설치하고 홍영식이 보빙부사로 미국을 방문, 미국의 우편제도를 시찰하고 돌아와 우정총국이 설치된 것이지요.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397번지에는 당시의 우정총국 청사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우정총국은 홍영식이 담당하였으며 책임자로 총판 1명, 방판 1명, 그 아래에 관리업무를 맡은 규획과(規劃課), 우체국 사무를 담당한 발착과(發着課), 경리사무를 보는 계산과를 두었으며, 인천에는 분국을 두고 우편업무 일을 보았지요.
그러나 12월 4일 우정국의 개업을 알리기 위한 축하연을 베푸는 자리에서 김옥균을 포함한 개화파들이 갑신정변을 일으키는 바람에 우편업무는 18일 만에 중단 사태를 빚습니다. 그 뒤 10년 만인 1895년 한성우체사와 인천우체사를 설치하여 우편업무를 재개하고, 1900년에는 국제기구 사상 처음으로 UN 산하 만국우편연합(UPU)에 가입하기도 했으나 다시 일제의 강제병합으로 암흑기를 거쳐야 했습니다.
1945년 8·15 해방 당시 646개에 지나지 않던 우체국은 1면(面) 1국(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괄목한 성장을 거듭한 이래 2008년에는 우체국 업무가 정보통신부에서 지식경제부로 바뀌고 업무도 우체국 업무에서 은행, 보험, 물류까지 확대되어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으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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