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시의 중앙에서 육혈포를 가진 강도단이 발견되얏다! 년말이 되자 경향을 물론하고 절도와 강도가 횡행한다― 하는 소식이 새삼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불안케 한다. 도적이야 어느 때인들 업섯으리오만은 년말이 되야 더욱 심하게 됨은 무슨 까닭이며 이로 인하야 인심이 불안하게 된 것은 무엇을 의미함인가.”
위 내용은 1923년 12월 22일 《동아일보》에 실린 <연말의 불안(年末의 不安)>이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을 더 읽어보면 그 까닭은 경찰의 단속이 엄중하지 못해서도 아니고, 사람의 마음이 전보다 더 악해진 것도 아니며, 오직 생활이 극도로 불안해져서라고 말합니다. 더욱이 연말에 사람들이 큰 고통을 당하는 까닭에 무서운 육혈포 강도단까지 생긴다는 풀이입니다.
지금이야 일제강점기인 1923년보다는 사람들의 삶이 훨씬 나아졌지요. 하지만 여전히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삶을 위해 혹은 쾌락을 위해 당시처럼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려면 나만 따뜻해서는 안 됩니다. 혹시 이 칼바람 부는 설밑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이 없는지 되돌아보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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