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12월 26일 - <규합총서>에는 비만 예방법이 있습니다

튼씩이 2018. 12. 26. 12:49

<규합총서(閨閤叢書)>는 조선 후기인 순종 9년(1809) 빙허각(憑虛閣) 이 씨가 부녀자를 위해 엮은 여성생활백과입니다. 여기엔 음식과 술과 옷 만들기, 옷감 짜기, 염색은 물론 양잠과 문방구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는 음식 먹을 때의 철학인 식시오계(食時五戒)도 들어 있지요.


 

그 내용은 차려진 음식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인지와 음식을 먹기 전에 자기가 할 도리를 다했는지 생각하기를 주문합니다. 또 음식만 탐내는 욕심보다는 참다운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며, 모든 음식은 저마다 영양이 있는 것이니 맛에만 빠지지 말고 약처럼 먹으라고 권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하지 않은 사람은 먹지 말라는 훈계도 빼놓지 않습니다.

 

식구들과 같이 밥 먹지 않는 어린이일수록 살이 찐 아이가 많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절제 없이 먹는 데서 비롯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예닐곱 살만 되면 할아버지와 겸상을 시켜 밥 먹을 때의 법도를 가르쳐주던 아름다운 풍습이 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우리 겨레의 겸상문화는 아이들이 철없이 마구 먹지 못하게 하여 살찌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으며, 자기 억제력을 길러 세상을 제대로 살도록 도왔던 것입니다. 요즘은 패스트푸드라 하여 음식을 아무 생각 없이 뚝딱 먹어치우게끔 합니다. 이 식시오계와 함께 겸상문화를 되살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