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는 모시풀 껍질의 섬유로 짠 피륙인데, 삼베보다 곱고 희어서 여름 옷감으로 많이 쓰인다. 세모시는 올이 가늘고 고운 모시, 장작모시는 굵고 성글게 짠 모시다. 모시항라는 모시로 짠 항라(亢羅)인데, 항라는 명주나 모시, 무명실로 구멍이 송송 뚫리게 짠 여름 옷감을 말한다.
솜을 자아 만든 실로 짠 무명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광목(廣木)인데, 무명에는 대개 광목처럼 나무 목(木) 자가 붙는다. 피륙을 잿물에 담갔다가 솥에 쪄서 부드럽고 희게 만드는 것을 ‘누인다’고 하는데, 누인 무명을 누운목, 누이지 않은 무명을 깃목이나 날목이라고 한다. 성글게 짠 무명은 소창, 품질이 나쁜 목화나 헌 솜으로 실을 켜서 짠 무명은 북덕무명이나 수목이라고 한다. 무엇을 얇게 펴서 만든 조각을 반이라고 하는데, 솜반은 솜돗에 펴서 잠을 재운 반반한 솜 조각으로 무명실을 만드는 밑감이다. 솜돗은 솜반을 만드는 데 쓰는 돗자리이고, ‘잠을 재운다’는 것은 부푼 솜을 착 붙어서 자리가 잡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명주붙이는 명주실로 짠 여러 가지 피륙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 주사니라고도 한다. 주사니로 만든 옷은 주사니것이다. 명주실로 무늬 없이 짠 피륙은 명주, 광택이 나게 짠 것은 비단, 발이 얇고 성긴 깁은 사붙이라고 한다. 가계주는 아롱아롱한 번개무늬가 있는 명주, 안타깨비는 명주실 토막을 이어서 짠 굵은 명주, 품질이 나쁜 고치에서 뽑은 실로 짠 명주는 북덕무명과 마찬가지로 북덕명주다.
명주 올이 겉으로, 무명 올이 안으로 가게 짠 피륙은 배붙이기, 날실은 명주실, 씨실은 모시실로 짠 것은 도리사, 날은 명주실로, 씨는 명주실과 무명실을 두 올씩 섞어서 짠 것은 아랑주라고 한다.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크로스오버라고 하는데, 피륙의 세계에도 크로스오버가 있는 것이다.
깁 (명)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쓰임의 예 – 엷은 깁 남치마 자락이 적장의 손바닥 안에 사각사각 닿아진다. (박종화의 소설 『임진왜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아랑주 – 날은 명주실로, 씨는 명주실과 무명실을 두 올씩 섞어서 짠 피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