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우리말은 재미있다(장승욱)

094 – 몸채

튼씩이 2019. 7. 13. 11:55

집이란 무엇일까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아보니 풍우·한서를 막고 사람이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지은 건물. 모든 동물이 보금자리 치는 곳. 칼집·벼룻집과 같이 작은 물건을 끼우거나 담아 두는 것. 바둑에서, 완전히 자기 차지가 된 곳.’으로 돼 있다. 그런데 작가 이외수는 감성사전(感性辭典)에서 아파트를 인간 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전의 번 풀이와 비슷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집과 아파트가 같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에는 아파트 아닌 곳에 사는 사람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아파트=집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전과 이외수의 풀이를 뒤섞어 재구성해 본 결과는 이렇다. ‘: 작은 인간을 보관하기 위해 담아 두는 일종의 캐비닛.’ 아프다.

 

집은 용마루의 모양에 따라 자집, 자집, 자집 등으로 나뉜다. 자집은 보기에 따라 자집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 서열로 따져 에 밀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자집은 곱은자집이라고도 하는데, 일자로 된 집채에 직각으로 이어 부엌이나 외양간을 붙인 고패집도 자집의 하나다. 용마루가 네모꼴을 그리고 가운데 좁은 안마당이 있는 똬리집이나 뜰집은 자집에 속한다.

 

엎집은 빗물이 한쪽으로 흐르도록 지붕의 뒤쪽을 앞보다 낮게 만든 집이고, 얼럭집은 기와집과 초가집이 섞여 있는 식으로 한 집의 각 채를 여러 가지 다른 양식으로 지은 집이다. 집의 구조가 알뜰하고 쓸모 있게 된 집은 처녑집이라고 한다.

 

몇 채로 된 집에서 집채들은 위치에 따라 안채와 바깥채, 앞채와 뒤채, 몸채와 거느림채, 별채나 딴채 등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주가 되는 것이 몸채다. 온채는 집채의 전부이고, 뜰아래채는 몸채의 건너편 뜰 아래쪽에 있는 채를 말한다.

 

 

몸채 () 여러 채로 된 살림집에서 주가 되는 집채.

 

쓰임의 예 집은 몸채와 아래채로 나눠져 있었는데, 몸채에는 큰방, 건넌방, 그 사이의 마루, 그리고 맨 서쪽에 부엌이 달려 있었다. (김동리의 소설 을화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엎집 빗물이 한쪽으로 흐르도록 지붕의 뒤쪽을 앞보다 낮게 만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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