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광주에서는 8월 29일 국치일을 맞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주최로 그 어느 곳에서도 생각 못 한 친일ㆍ항일음악회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광주광역시 남구가 주최하고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가 주관하는 8월 15일, “일 역사왜곡ㆍ경제보복” 항일 음악회로 열렸습니다. 이 음악회는 지난 1910년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의 치욕적인 역사를 기억하고,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오늘날에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만행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입니다.
90여 분간 진행된 이 음악회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불러왔던 동요와 대중가요, 가곡 가운데 친일 음악인이 만든 노래의 실태를 확인한 것은 물론 민족정신을 실천한 음악가들이 만든 노래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일음악회에서 확인되는 단골 노래는 일제에 부역한 정황이 알려진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는 조두남의 ‘선구자’, 홍난파의 ‘희망의 아침’,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 등입니다.
나라 행사 때마다 모두 함께 부르는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가 일제에 부역한 것은 물론 친나치 행적도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제명의 ‘고향생각’ㆍ‘그집앞’, 홍난파의 ‘고향의 봄’ㆍ‘봉선화’, 조두남의 ‘제비’ㆍ‘선구자’ 같은 가곡들은 예전 우리 겨레가 즐겨 부르던 가곡이었는데 그들이 일제강점기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지지하는 가요를 작곡하고, 국방헌금에 헌납할 것을 결의하였으며, 징병제를 찬양했다는 얘기에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그래서 이를 의식한 단체들은 행사 때 독립군들이 불렀다는 영국민요 올드랭사인에 맞춘 ‘애국가’나 ‘독립군가’ 같은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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