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91. 미륵보살이 생각하는 모습, 미륵보살반가사유상

튼씩이 2016. 5. 20. 09:00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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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5. 19.



우리 국가문화재 가운데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像)”이 있습니다. 이 유물 이름은 반가부좌의 준말인 '반가(半跏)'와 생각하는 불상이라는 뜻의 '사유상(思惟像)'을 합친 말로, 의자 위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다리 위에 올려놓고, 오른쪽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채 손가락을 뺨에 댄 모습의 미륵보살상을 말합니다.

“미륵(Maitreya, 彌勒)이란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6억 칠천만년이 지나면 세상에 와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지요. 이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제78호와 제83호, 삼성미술관 리움의 국보 제118호가 있으며 보물은 제331호(국립중앙박물관)와 제643호(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가 있습니다. 이 국내의 미륵보살상들의 얼굴은 대부분 네모꼴에 가까운 풍만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일본 교토 광륭사에도 한국에서 건너갔다는 일본 국보 제1호 미륵보살반가상이 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은 한국의 미륵상 특히 국보 제83호와 꼭 닮았다고들 말하는 이 광륭사 미륵상을 보러 많아 찾아가지요.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얼굴이 풍만한 얼굴을 한 우리의 미륵상과 달리 광륭사의 미륵상은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어 닮지 않은 것이지요. 일본 미술대학 교수인 나가이신이치는 일본 잡지 ≪역사공론≫에서 “조선풍이었던 얼굴을 명치 수리 시에 일본풍의 얼굴로 고쳐 놓아 버렸다.”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문화재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은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옛 얼레빗 (2012-05-16)



2307. “너무 예뻐요”, “바라겠습니다”는 잘못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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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너무”를 검색해보니 “만나서 너무 좋아요”, “뮤직뱅크 첫 1위 너무 감사드려요", "화초가 너무 이뻐요"처럼 잘못 쓰이고 있는 "너무"의 예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서 "너무"의 풀이를 보면 "너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위 문장들은 “만나서 지나치게 좋아요” "지나치게 감사드려요", "화초가 지나치게 좋아요"라는 뜻이 되므로 잘못된 표현이며 "너무" 대신에 “정말” “아주”“매우” 같은 말들로 고쳐 써야 합니다. 요컨대 너무는 "너무 어렵다" "너무 비싸다. "같은 부정적인 말에 쓰는 것이고, "좋다. 예쁘다."같은 말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또 텔레비전 방송을 보다 보면 “바라겠습니다.”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겠”은 의지나 예측할 때 쓰는 것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바라겠습니다.”라고 쓰면 안 됩니다. 그냥 “바랍니다”라고 써야 하지요. 마찬가지로 “알겠습니다”는 “알았습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소득 2만 불(弗)”에서 불은 $ 표시와 비슷한 한자를 가져다 쓴 것으로 달러라고 해야 바릅니다.

한자말 “저렴한 가격”은 "싼값"으로, “계란"은 "달걀"로, 현수막은 '펼침막" 따위로 바꿔 쓰면 더 알기 쉬운 말이 됩니다.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들도 잘 살펴보면 한자말 대신 토박이말로 바꿀 수 있는 말이 많습니다. 우리말은 한자나 영어보다 열등한 말이 아니며 오히려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살려 씀으로써 알기 쉽고 아름다운 말글 생활을 할 수 있지요. 어제는 세종 임금이 나신 날로 이런 기념일에 일그러져가는 우리말글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해보는 것은 어떨는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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