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06. 단오, ‘으뜸날’이란 뜻으로 “수릿날”이라고 했다

튼씩이 2016. 6. 9. 07:4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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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6. 9.



오늘은 단오, 단오는 단오절, 단옷날, 천중절(天中節), 포절(蒲節:창포의 날), 단양(端陽), 중오절(重午節, 重五節)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 합니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이므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하지요. 수릿날은 조선 후기에 펴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이 날 쑥떡을 해 먹는데, 쑥떡의 모양이 수레바퀴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리'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또 수리란 옛말에서 으뜸, 신(神)의 뜻으로 쓰여 '신의 날', '으뜸 날'이란 뜻에서 수릿날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날 부녀자들은 '단오장(端午粧:단오날의 화장)'이라 하여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災厄)을 막고,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냈지요. 또 단옷날 새벽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남자들은 단옷날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귀신을 물리친다'는 믿음을 가졌었지요.

단옷날은 양수 “5”가 겹친 원기 왕성한 날인데 그 가운에서도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때로 생각하여 농가에서는 약쑥, 익모초, 찔레꽃 등을 따서 말려둡니다. 오시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친다고 믿었습니다. 또 창포주(창포로 담근 술) 등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하려고도 했지요.

옛 얼레빗 (2012-06-12)



2322. 비췻빛이 아닌 흑갈색 청자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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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는 보물 제340호 “청자철채백화삼엽문매병(靑磁鐵彩堆花蔘葉文梅甁)”이 있습니다. 이 도자기도 역시 청자의 하나입니다만 보통의 청자가 비췻빛인데 견주면 흑갈색을 띠는 특이한 청자입니다. 이 도자기는 청자 바탕흙으로 매병을 만든 다음 어두운 흑갈색 물감인 철사를 바르고, 몸체 양면에 3개의 잎이 붙은 무늬를 얇게 판 뒤 백토를 발라 청자유를 입혀 구운 것으로 높이 27.5cm 크기입니다.

이 잎 무늬 매병은 자연스러운 붓자국이 잎맥처럼 남아 있는데 휙 꼬부려서 내리그은 줄기 끝 부분이 특히 아름답고 전체적으로 보면 단순 소박하게 그려 대비와 조화가 잘 이루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또 목이 짧고 각진 입을 가진 이 매병은 풍만한 어깨로부터 몸체에 이르는 선이 과장되지 않고 아름답게 표현되었지요.

같은 기법으로 만들어진 도자기로 높이 35.2cm인 청자철재퇴화운학문매병(靑磁鐵彩堆花雲鶴文梅甁)도 있습니다. 이 청자가 위 작품과 다른 점은 잎새 무늬가 아닌 구름과 학 무늬가 새겨졌다는 점입니다. 고려청자 하면 무조건 비췻빛이라고 생각하던 분들은 흑갈색 청자도 있음을 이해하셔야 할 것입니다. 천여 년 전에 만들어진 비췻빛 청자와 흑갈색 청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냉방이 잘된 박물관 나들이는 어떨는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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