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07. 못생긴 채제공, 영조정조의 신임을 한 몸에 받다

튼씩이 2016. 6. 10. 07:53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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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6. 10.



정조 개혁의 중심에 섰던 인물 번암 채제공의 초상을 보셨나요? 번암의 초상을 보면 살짝 곰보와 사팔뜨기 눈까지 숨기지 않고 그려 그가 못 생긴 인물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거의 “죽기살기”라 할 만큼 정확하게 그리는 사실주의의 극치 덕분입니다. 번암은 그렇게 못 생겼지만 28살에 사관인 예문관 한림(翰林) 시험에 수석을 차지한 뒤 죽기 한 해 전인 77살 때까지 은거한 7년을 빼고는 이조좌랑, 시헌부 지평, 한성판윤 등을 거쳐 영의정까지 오른 정말 대단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오랜 동안 신임을 얻고 크게 탄핵을 받지 않은 까닭은 아부를 잘 하거나 뇌물 공세 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청백리에 꼽힐 만큼 청렴했고, 사도세자의 폐위를 강력히 반대했을 만큼 올곧은 인물이었습니다. 오죽 했으면 영조가 정조에게 “참으로 채제공은 나의 사심 없는 신하이자 너의 충신”이라고 말했을까요?

그는 특히 정조가 야심차게 추진한 화성(華城) 성역 공사에서 현륭원(顯隆園: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묘)의 공사를 총괄하는 총리사(摠理使)와 함께 수원 유수(留守)ㆍ장용외사(壯勇外使)ㆍ행궁 정리사(行宮整理使)를 겸임할 만큼 엄청난 신임을 얻었습니다. 또 그는 68살의 나이로 우의정에 발탁되어 재상의 반열에 오른 이듬해 좌의정으로 승진했고, 3년 동안 영의정과 우의정이 없는 독상(獨相)으로 재직했는데 이것은 100년 동안 없던 일이었다고 하지요. 못 생겼지만 번암 채제공은 두 임금의 신임을 받았고, 세종 때의 황희ㆍ맹사성처럼 정조의 시대의 대표적인 재상으로 꼽힙니다.

옛 얼레빗 (2012-05-31)



2316. 오늘은 왠지 칸초네가 듣고 싶어라 - 그때를 아십니까?(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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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칸초네가 듣고 싶어라. 1964년 산레모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질리올라 친켓티의 논호레타를 신청하셨네요. 나이가 어려 아직 사랑할 수 없다구요? 그러면 기다려 드릴게요. 감미로운 칸초네가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어떤 뮤직박스에서 디제이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음악을 틀고 있는가요? 요즘이야 집에 음향기기도 있고, 스마트폰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예전엔 음악다방에서 듣는 팝송은 참으로 꿈만 같았습니다. 당시는 차가운 시디가 아닌 턴테이블에 올려진 지글거리던 LP음반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소리만은 따뜻했지요. 통키타 가수 송창식의 노래 ‘꽃보다 귀한 여인’을 듣기도 했고, 비틀즈의 ‘렛잇비’가 가슴을 휘젓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눈 내리는 날 아다모의 샹송 “눈이 내리네”를 듣고 있노라면 사랑하는 이가 그립기도 했지요. 또 칸초네의 아름다운 소리도 밤을 잊게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인기 많던 그 디제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손님들은 신청곡을 틀어주는 디제이에 대한 보답으로 뮤직박스에 커피나 담배 또는 껌 등을 넣어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며칠 만에 가보면 뮤직박스엔 처음 보는 디제이가 앉아 있었지요. 사연은 그 다방의 레지와 눈이 맞아 줄행랑을 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먼 옛날의 추억, 음악다방의 뮤직박스 그리고 디제이가 아련해집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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