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평소에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무니, 나는 이 점이 무척 이상하게 생각된다. 세상에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게 여길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일찍이 '경전을 연구하고 옛날의 도를 배워서 성인(聖人)의 정밀하고도 미묘한 경지를 엿보고, 널리 인용하고 밝게 구별하여 알아 천고(千古)를 통해 판가름 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 결론을 내리며, 호방하고 웅장한 문장으로 빼어난 글을 구사하여 작가(作家)의 동산에서 거닐고 조화의 오묘함을 빼앗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주 간의 세 가지 유쾌한 일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이는 1814년(순조 14)에 펴낸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에 들어 있는 <일득록(日得錄)>의 일부입니다. 위 내용에 따르면 정조는 ”세상에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게 여길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합니다. 또 ”책을 읽는 것은 작가(作家)의 동산에서 거닐고 작가 조화의 오묘함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책을 읽는 사람이 참 드물다며 안타까워하지요.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특히 세종은 어려서 병이 점점 심해지는데도 책 읽기를 그치지 않자 아버지 태종이 세종의 처소에 있는 책을 모두 거두어 오게 했는데 이때 《구소수간(歐蘇手簡)》 한 권만이 병풍 사이에 남아 있었고 세종은 이 책을 천백 번을 읽었다고 합니다. 세종은 셋째였지만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가 치열한 독서였다고 하지요. 요즘 책을 읽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 출판사들이 큰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하는데 코로나19로 방콕하는 동안이라도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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