足凍姑撤尿(족동고철뇨) 언 발에 오줌 누어 무엇하랴?
須臾必倍寒(수유필배한) 금방 반드시 배나 추워질 것인데
今年糴不了(금년적불료) 올해에 환곡을 갚지 못했으니
明年知大難(명년지대난) 내년은 더욱 곤란할 것을 알겠네
이는 18세기 후반기 대표적인 실학자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가 쓴 ‘수주객사(愁洲客詞)’라는 한시(漢詩) 일부로 함경도 종성 지역의 문물과 풍속을 다룬 연작시(連作詩)의 한 부분입니다. 언 발에 오줌을 누면 발이 잠시 따뜻해질 뿐 금방 발이 얼어버립니다. 다시 말하면 올해 농사지은 것으로 환곡(還穀)을 갚지 못했으니, 내년에는 얼마나 시련이 닥칠지 보지 않아도 알겠다고 말합니다.
박제가가 살던 당시 관리들이 백성에게 얼마나 세금을 혹독하게 거두고, 재물을 강제로 빼앗았으며, 심지어는 우물까지 독점한 탓에 물도 세금 내고 먹어야 했습니다. 또 백성은 베를 열심히 짜서 세금으로 바치면, 관에서는 그걸 헐값으로 쳐주곤 했으니, 백성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가엾은 백성은 관리를 보면 먼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박제가가 보았던 변방 함경도 종성지역은 특히 더 심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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