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지난 2월 16일부터 검거 취조에 착수한 백백교(百百敎) 사건은 이름만으로 종교단체 같으나 취조에 따라 전개되는 그 내용을 보면 사기, 부녀자 능욕, 강도뿐만이 아니라 우매한 지방 농민들을 허무맹랑한 조건으로 재산을 몰수하고, 부녀자의 정조를 함부로 유린한 후에 그 비밀을 막기위하야 남녀노유를 막론하고 닥치는대로 살육해버린 살육교이다.“
▲ 동아일보 1937년 6월 9일에 보도된 ‘백백교’ 기사
이 내용은 동아일보 1937년 6월 9일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전용해가 교주인 백백교는 1940년 전용해 등이 모두 체포되어 12명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들은 신도들의 재물을 빼앗고 수많은 여신도들을 속여 성폭행을 저질렀지요. 전용해는 변태성욕자로서 심지어는 많은 여신도가 보는 가운데서 정사를 벌이고, 이를 신(神)의 행사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또 그 같은 범죄행위를 숨기기 위하여 비밀을 누설할 만한 사람들을 깊은 산속으로 끌고 가서 죽였는데, 밝혀진 바에 따르면 314명이나 되었습니다.
백백교의 중심 교리는 "교주의 흰 것으로 천하를 희게 하자"라는 것으로, 이는 유불선 3교가 모두 성쇠를 거듭하며 3천 년을 흐르는 동안 그 본질이 쇠퇴하고 거죽만 남았고, 이제 <백백교>라는 새로운 종교가 나설 때임은 물론이고, 이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조선이 독립하여 백백교가 통치하리라는 주장까지 했지요. 교주 전용해는 학식이 없는 인간이었지만,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마음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었는데 그는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 자칭하며, 말 그대로 혹세무민했습니다. 요즘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혹세무민하는 사이비종교가 있고 많은 이들이 그에 현혹되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 1961년 개봉한 하한수 감독, 황해ㆍ김희갑ㆍ도금봉ㆍ허장강 주연의 영화 ”백백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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