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위대한 반찬 김치는 그 종류가 자그마치 500여 가지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겨레는 김치와 함께 살아온 거죠. 그런데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으로 뽑히고, 미국과 유럽 일대, 중국, 일본에서도 김치의 인기가 커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김치는 형태별로 통김치, 숙김치(삶은 무와 절인 배추에 굴, 배, 고춧가루, 새우젓, 대파 등을 넣어 담그는 김치), 깍두기, 소박이, 물김치, 보김치(한 보시기 분의 김치를 덩어리지게 담아 백항아리에 익히는 것) 따위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무로 만드는 깍두기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1940년 홍선표가 펴낸 《조선요리학》을 보면 200년 전 정조임금 사위인 홍현주(洪顯周)의 부인(숙선공주)이 임금에게 처음으로 깍두기를 담가 올려 칭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각독기(刻毒氣)라 불렀으며, 그 뒤 여염집에도 퍼졌는데 고춧가루 대신 붉은 날고추를 갈아서 쓰면 빛깔이 곱고 맛도 더욱 좋다고 하지요.
▲ 섣달그믐 무렵 귀한 분들에게 감동을 선물하던 ‘감동젓무’, 농촌진흥청 제공
깍두기에는 감동젓무, 걸무깍두기, 명태서더리깍두기, 무송송이, 숙깍두기, 비늘깍두기 따위가 있는데 이 가운데 ‘감동젓무’는 무와 배추에 잔 새우로 담근 감동젓(곤쟁이젓), 생굴, 낙지, 북어, 배, 밤, 실파, 미나리, 오이 같은 부재료를 넣어 담근 고급 깍두기로 ‘곤쟁이젓깍두기’라고도 합니다. 섣달그믐 무렵에 담가 귀한 분들에게 청화백자 항아리에 담아 홍보에 싸서 감동을 선물하던 서울지방의 음식이지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감동젓무 한 접시가 식탁에 오른다면 진수성찬이 안 부러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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