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국보 제114호 <청자 상감모란국화문 참외모양 병>이 있습니다. 이 병은 청자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참외모양의 꽃병으로, 높이 25.6㎝, 아가리지름 9.1㎝, 밑지름 9.4㎝의 크기입니다. 긴 목 위의 아가리가 나팔처럼 벌어진 것이 참외꽃 모양이고, 목의 가운데에는 2줄의 가로줄이 백토(白土)로 상감되어 있습니다.
▲ 국보 제114호 <청자 상감모란국화문 참외모양 병>, 국립중앙박물관
몸통은 참외 모양으로 여덟 부분으로 나뉘어 골이 지어있습니다. 목의 바로 아래에는 8개의 꽃봉오리 띠가 백상감되어 있고, 몸통의 가운데에는 여덟 개의 면에 모란무늬와 국화무늬를 번갈아 가며 1개씩 장식하였으며 몸통의 아랫쪽은 연꽃이 흑백상감 되어 있습니다. 아래부분에는 주름치마 모양의 굽이 붙어있지요. 유약은 그다지 고르지 않고 빛깔도 조금 어두운 편이지만, 전체적인 비례나 균형에 있어 안정된 모습이며, 어색한 점들이 도리어 친숙하게 느껴진다는 평가입니다.
이와 같은 병 종류는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가마터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는 국보 제94호인 청자 참외모양 병이 있습니다. 이런 모양의 병은 중국 송대 자주요ㆍ경덕진요ㆍ요주요 등에서 제작되어 유행하였는데, 고려시대에 와서 한국적으로 변화되었지요. 개성에서 출토된 경덕진요 청백자 참외 모양 병과 견주어 보면 중국의 것은 목이 짧고 굽이 낮으며 전체적으로 양감이 풍부하지만, 이 병은 전체적인 비례와 조화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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