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우리는 KBS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조수미의 노래 <나 가거든>을 들으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통곡을 해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14년 MBC “K-POP” 프로그램에서 젊은 가수 정은지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다시 들으면서 가슴 속으로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1895년 오늘(8월 20일)은 ‘을미사변’ 곧 대한제국 국모 명성황후가 일제의 “여우사냥”이란 음모에 의해 처참하게 시해당한 날입니다. 청ㆍ일 전쟁의 승리로 기세가 올랐던 일본은 명성황후를 조선 침략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고 거침없이 제거한 것입니다.
그런데 명성황후 살해에 가담했던 토오 가츠아키가 쓴 칼 히젠도(肥前刀)가 일본 후쿠오카 쿠시다 신사에 보관돼있습니다. 토오 가츠아키는 1908년 일본으로 돌아가 이 히젠도를 쿠시다 신사에 기증했는데, 이 히젠도를 기증할 때 만든 문서에는 ‘이 칼로 왕비를 베었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히젠도의 칼집에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 곧 ‘늙은 여우를 단칼에 찔렀다.’라고 적혀있어 히젠도가 명성황후를 시해할 때 썼던 칼임을 증명합니다.
▲ 명성황후 시해할 때 쓴 칼 히젠도(肥前刀), 문화재제자리찾기 제공
그래서 지난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이 “국모를 살해한 범죄도구를 민간에서 기념품처럼 보관하고 있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모욕적”이라며, 명성황후 살해에 사용됐던 ‘히젠도’ 처리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또 혜문스님이 대표로 있는 ‘문화재제자리찾기’도 2015년 일본 외무성에 ‘명성황후를 절명시킨 칼 히젠도 폐기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아직 일본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지요. 125년 전 일어난 엄청나고 끔찍한 국모 시해 우리는 잊지 말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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