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가운데 잠자는 시간이 무려 1/3이나 차지한다고 하여 잠은 사람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과입니다. 따라서 잠잘 때 필요한 베개는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가 전통적으로 쓰던 베개는 속에 왕겨ㆍ메밀껍질 등을 넣고 속싸개로 봉한 다음, 흰색 무명으로 홑청을 만들어 겉을 싼 것이지요. 베개의 양쪽 끝은 둥글게 하든가 각진 모양으로 베개의 형태를 잡아주거나 베개를 장식하는 용도인 베갯모가 있습니다.
▲ 한자 수(壽), 복(福) 등 길상문자로 수놓은 베갯모
베개는 재질이나 무늬에 따라 그 베개의 이름이 결정되었지요. 우선 재질에 따라 자수를 놓은 수침(繡枕), 자개를 박은 나전침(螺鈿枕), 쇠뿔로 꾸민 화각침(華角枕), 상아로 만든 상아침(象牙枕), 도자기로 만든 도침(陶枕) 등이 있습니다. 특히 베갯모에 수를 놓은 자수베개는 왕실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두루 쓰였으며 조선시대 여성이 시집갈 때 준비하는 대표적인 혼수품이었지요.
베갯모에 놓는 자수 무늬는 대부분 자손 번창과 부귀 장수를 뜻하는 것으로, 부귀를 뜻하는 모란 무늬, 복을 나타내는 박쥐, 사악한 것을 막아주는 호랑이, 다복한 가정을 꿈꾸는 봉황 한 쌍과 새끼 봉황 일곱 마리의 구봉문(九鳳文), 수(壽)ㆍ복(福)ㆍ희(喜) 등의 길상문자(吉祥文子) 등이 많이 쓰였습니다. 그밖에 패랭이꽃을 수 놓은 것도 있었고, 칠보문(七寶文)도 있었지요.
▲ 패랭이꽃으로 소놓은 베갯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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