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리박 시인의 일본 생활은 올해로 무려 72년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릴 때 배운 우리말글을 많이 잊었거나 서투를 것인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국인보다 더 정확한 언어를 구사할 뿐 아니라 시조까지 짓고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고 개인적으로도 존경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작품을 통해 면면히 흐르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품지 못한 애국적이며 지사적인 비범한 창작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한글학회 김종택 전 회장의 말입니다.
김리박 시인은 신한국문화신문에 매주 월요일마다 토박이말 시조를 써주시는 시조시인으로 지금 일본 교토에 살고 계십니다. 김리박 시인은 그동안 신문에 연재한 시조와 전에 써둔 시조를 모아 《울 핏줄은 진달래》라는 시조집을 펴내기 위해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시인도 많지만 김리박 시인의 존재감이 뚜렷한 것은 순수 토박이말로 시를 쓴다는 것입니다. 고향을 떠나 살면서도 한국인 보다 더 살가운 한국말글을 살려 쓰는 그 노력을 아는 분들은 모두 고개를 숙일 정도입니다.
“울핏줄은 진달래요 벚꽃은 아니라고 아들딸을 사랑담아 가르치고 키우셨고 남땅서 눈감으셨건만 죽살이는 참이었네“ - 넷째가름 ‘울핏줄은 진달래요’-
“봄이면 먼저 섬나라 천지를 뒤덮는 벚꽃 속에서도 시인의 가슴엔 겨레꽃 진달래가 피어난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이 아니라 교토 후시미의 진달래라도 좋다. 진달래는 겨레의 핏줄이며 넋이요, 혼이다. 그것은 남몰래 감추고 보는 꽃이 아니고 아들딸에게 가르친 꽃이며 아버지가 시인에게 남긴 꽃이기도 하다.” 서평을 쓴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은 김리박 시인의 시에서 얼, 겨레, 고향, 통일의 정서를 읽어 내고는 그의 맑고 투명한 나라사랑 마음을 샘물처럼 길어 올리고 있습니다. 곧 나올 김리박 시인의 《울 핏줄은 진달래》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
|
|
| |
|
|
|
|
|
|
-------------------------------------------------------- < 국악속풀이 269> |
|
|
|
| |
|
|
|
|
|
|
제5회 판소리명가 장월중선 명창대회 열려 |
|
지난주 속풀이에서는 경기산타령과 서도 산타령의 발표공연 이야기를 하였다.
서울 성동구 소재, 소월 아트홀에서는 6월 16일 경기산타령 공연을, 그리고 6월 23일 문화재전수회관에서 서도산타령 발표공연을 갖는다는 이야기, 50년대 전후부터 서도산타령은 경기창 전공자들에 의해 전수, 확산되어 왔는데, 그 대표적인 사범이 벽파 이창배 명인이라는 이야기, 선생의 유업을 이어받고 있는 제자들이 해마다 경기산타령과 서도산타령을 동시에 무대에 올리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100여 년 전에는 산타령이 매우 인기가 있었지만 명인들이 떠났고, 근대화의 물결 속에 그 전승이 매우 힘겹게 되었다는 이야기, 경기와 서도산타령은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잦은산타령(서도는 경발림)의 연곡(連曲)형식으로 곡명, 장단형태, 선율, 일부 사설이 유사하다는 점, 《조선해어화사》와 《한국가창대계》와 같은 책에서는 서도의 놀량이 경기산타령을 고쳐 만든 노래라고 적고 있다는 점을 말했다.
또 진위 여부를 떠나 경기나 서도 산타령에는 우리나라 산 이름과 강이나 절, 그리고 지역이름 등이 나와서 교육용으로 적당하고 다양한 리듬형이나 선율선, 씩씩하고 활달한 창법, 다양한 표현법 등이 특징이어서 화합이나 협동심, 단결력도 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야기 하였다.
| |
|
|
|
| |
|
|
|
|
|
|
. |
|
이번 주에는 지난 4월, 경주에서 열린 제5회 장월중선(張月中仙) 명창대회의 이모저모를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이른 아침, 경주보문단지 내 The-K호텔 지하1층(대금홀)에는 전체 심사위원회의가 열렸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협의와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에 견주어, 올 해에는 판소리의 북 반주, 즉 고법(鼓法)분야가 새로 신설되는 등, 대회의 규모가 커졌으며 참가자 수도 작년 180여명보다 훨씬 늘어난 245명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무엇보다도 경연대회의 신뢰나 평가가 외부에 긍정적으로 나타난 반응이라 풀이될 수 있다.
학생부는 교육부장관상, 일반부는 국회의장상이어서 대회의 권위도 높아졌다. 대회가 더욱 확대 발전되려면 장월중선 선생이 생전에 잘 타던 가야금이나 아쟁 등 기악분야도 포함해야 할 것이고, 또한 춤 분야도 포함 시켜야 할 것이다. 대회의 참가분야를 확대해서 전공하는 사람들이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 주최 측이나 관계자들은 적극적으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경주대회에서 느낀 점은 전국에서 참가자가 신청을 해 왔고, 경연자들의 기량이 매우 우수했다는 점이다. 특히 학생부 판소리분야나 가야금병창 분야는 기본이 튼실한 학생들이 많아서 각축을 벌였고, 신설된 고법 분야도 실력 있는 출전자들이 많았다는 평판이다.
그러나 민요부에 참여한 출전자들은 가사 암기가 완전치 못하거나 발성이 아직 미숙한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공력이 더더욱 요구되는 출전자들이 많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어느 대회이고, 그것이 국제든 국내든, 중앙이든, 지방이든 간에 국악경연대회가 신뢰를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면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장월중선 대회의 각 분야 심사 위원들은 대부분이 전공분야의 대학교수, 예능보유자가 대부분이고, 전국규모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경력자들로 구성되었고 또한 전국 각 지방에서 고르게 선정되었다는 점이 대회의 권위를 더욱 높여 주었다.
또한 심사위원들은 심사 기준이나 심사평을 출전자별로 잊지 않고 지적해 주었고, 경연이 끝나는 대로 게시판에 성적을 공개하여 공정성을 잃지 않았다. 특별히 장월중선 대회는 기금의 마련이나 운영 등을 관(官)과 민(民)이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범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나 매일신문사 같은 기관의 후원이 인상적이고 전 경주시장을 비롯한 경주시민들로 구성된 행사를 위한 후원회의 도움도 대회의 큰 자랑거리라고 평가한다.
| |
|
|
|
| |
|
|
|
|
|
|
. |
|
우리가 누차 보아 온 것처럼, 그 지방에서 주최하는 경연대회는 관(官)의 힘만으로는 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큰 힘의 원동력이 된다. 이와 함께 대회의 전반적인 운영이나 진행이 매우 신속하고 깔끔하다는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대회기간 전체 일정표와 함께 각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진행요원들을 배치하여 심사장소의 이동을 안내하는 문제에서부터, 식사, 기타 심사위원들의 동선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체계가 매우 좋았다.
이와 함께 부문별 경연이 종료되는 대로 집계를 하고, 이를 공개하는 등 연락체계가 비교적 조직적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종목별 경연장소가 떨어져 있는 탓에 본부의 통제가 다소 어렵고 야외경연장인 경우에는 음향이나 주위의 소란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또 본선 당일에는 세찬 바람이 많이 불어 야회에서의 경연은 심사위원이나 출전자들에게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어 아쉬웠다. 이를 대비해 실내공간의 확보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덧붙인다면 경주까지 먼 곳을 찾아온 출전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 곧 시청의 버스를 이용하는 교통편이나 식사제공, 홈스테이 등도 고려한다면 더더욱 멋진 대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프로그램은 본선 경연이 끝나고 시상식에 앞서 가진 장월중선 추모음악회였다. 남상일과 박애리의 사회로 신영희 명창을 비롯하여 박송희, 정순임, 박양덕, 이호연, 정경옥 명창들이 출연했는데, 마침 휴일을 택해 보문단지를 찾은 관광객들이나 시민들에겐 더없이 멋진 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들은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장월중선 국악경연대회가 앞으로 보다 확대되어 전국적인 대회로 성장해 나가는데 큰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한다.
| |
|
|
|
| |
|
|
|
|
|
|
. |
|
서 한 범 / 단국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음악학회장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