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17. 독특한 오리 모양 청자주전자

튼씩이 2016. 6. 24. 18:48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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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6. 24..



도자기나 향로에 동물이나 사물의 모습을 본떠 꾸민 것을 상형청자(象形靑磁)라고 합니다. 그 상형청자들에 등장하는 것들은 주로 오리, 사자, 사람, 용, 어룡 등이 있는데, 연적이나 주전자, 베개, 향로 등의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오리 모양은 연적으로 많이 만들어졌지만 보물 제1398호 “청자 상감오리모양 주전자”처럼 주전자로 만든 것도 있지요.

이 주전자는 검정색 흑토로 눈을 표현한 오리의 머리와 주둥이가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이며 둥글게 만든 오리 몸체 전면을 날개의 깃털이 덮고 있습니다. 또 날개 밑의 털은 섬세한 오목새김(음각)으로 새겨 입체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 뿐만 아니라 꼬리 부분을 등글게 구부려 손잡이로 만든 것은 기막힌 착상이지요. 또 오리의 등 위에는 연잎과 그 위에 연꽃이 올려 있습니다. 또 뚜껑은 연밥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연꽃 모양이어서 사람들의 눈을 끕니다.

“청자 상감오리모양 주전자”는 지금 남아서 전해지는 예가 극히 드문 상형청자(像型靑磁)로 고려시대 도자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상형청자는 대체로 고려청자 전성기인 12세기를 때 가장 많이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중국 청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려 특유의 기발한 디자인이지요. 이밖에 독특한 모양의 상형청자 예로는 청자상형수금인물형주자(백조 모양, 미국 시카고미술관 소장), 국보 60호 청자 사자장식 뚜껑향로, 국보 제61호 청자 어룡형 주전자, 국보 제167호 청자인형주전자 따위가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06-18)



2325.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의 민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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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에서 멸치를 보고 어 어허야 디야
망선에 서서 그물을 친다 어 어허야 디야
서쪽 고리는 서쪽으로 어 어허야 디야“

위 노래는 제주도 민요 <멸치 잡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 가사를 보면 첫 줄부터 셋째 줄까지 모두 뒷부분에 “어 어허야 디야”라는 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요에는 반복될뿐 특별한 뜻이 없는 후렴구들이 있는데 이것이 받는 노래입니다. 앞의 메기는 노래는 전체 소리를 이끄는 사람이 홀로 하는 소리이고, 받는 소리는 나머지 사람이 모두 함께 부르는 소리를 말하지요.

제주민요만이 아니고 경기민요의 군밤타령 가사를 보면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 연평 바다에 어허얼싸 돈바람 분다 / 얼싸 좋네 아 좋네 군밤이여 /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
봄이 왔네 봄이 왔네 / 금수강산에 어허얼싸 새봄이 왔네 / 얼싸 좋네 아 좋네 군밤이여 /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인데 역시 각 절마다 뒷부분에 “에헤라 생률 밤이로구나”가 따라옵니다.

특히 일하면서 부르는 노동요들은 이 메기고 받는 소리의 형식을 잘 따릅니다. 각 지방의 논 매는 소리, 벼 터는 소리, 모 찌는 소리, 고기 푸는 소리, 상엿소리 같은 것들이 그렇지요. 지금처럼 모든 것이 기계화되지 않았던 시절 오로지 노동력으로 일을 해야 하는 고달픔 속에서 조금이라도 노동의 힘겨움을 잊고자 불렀던 가락들이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일부 소리꾼들의 입으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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