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462호) 슈베르트가 아닌 우리 토속 자장가를 아십니까?

튼씩이 2020. 11. 4. 08:07

“자장 자장 와리 자장 우리 애기는 잘두 잔다.

남의 애기는 울구 잔다. 자장 자장 와리 자장

꽃밭에는 나비오구 자장밭에는 잠이 온다.

나라에는 충신동이, 부모님께는 효자동이, 일가에는 화목동이”

 

 

 

▲ <북녘땅에 두고 온 노래 Ⅳ> 공연에서 평안도 자장가를 부르는 ‘향두계놀이보존회’ 이수자들

 

 

지난 10월 30일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의 <북녘땅에 두고 온 노래 Ⅳ> 공연이 이었지요. 바로 위 노래는 이날 공연에서 불렸던 것으로 평안남도에서 전래했던 토속 <자장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모차르트ㆍ슈베르트 등 서양 자장가를 익숙히 들어왔는데 사실 우리 겨레에겐 이런 자장가들이 전승돼온 것입니다. 이날 공연에서는 불린 것들은 평안남도에서 전해 내려온 자장가 10곡이었는데 이 자장가들은 아가의 고운 잠결을 바라는 엄마의 간절함이 부드럽게 담겨있었습니다.

 

 

이날 공연에서는 자장가 말고도 죽은 어머니를 추모하는 ‘타박네야’와 함께 며느리의 시집살이를 표현하는 "시집가서 삼 일 만에 밭 김매러 나갔네 / 한 골 매고 두 골 매니 달이 떴네 달 떴네" 하는 ‘시집살이’, 그리고 ‘며느리의 말대답’, ‘물레질 소리’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지숙 명창은 지난 2016년부터 <북녘땅에 두고 온 노래>라는 제목으로 전승이 안 되어 잊혀가는 서도민요를 꾸준히 발굴하고 공연하는데 온 정성을 쏟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