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침과 뜸 곧 침구술이었습니다. 그런데 침구술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체에 있는 수백 개의 경혈을 침구술을 시술하는 사람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했지요. 경험이 부족한 의료진이 시술하면 환자가 위험할 수 있어서 조선 왕실에서는 청동으로 경혈을 표기한 인체상을 만들어 정확한 침구술을 익히는 연습을 했습니다.
▲ 청동인체상 전체모습(왼쪽), 머리 위 액체 주입구 모습
침구술을 연습하기 위해 만든 청동인체상 머리 위에는 구멍이 있는데 여기에 물이나 수은을 넣은 뒤, 시술자가 올바른 혈 자리에 침을 놓으면 액체가 흘러나오도록 하였지요. 《승정원일기》 기록에 따르면 1747년(영조 23년) 숙종의 왕비인 인원왕후를 치료하기 전 2명의 의관을 뽑을 때 청동인체상으로 시험했다는 기록이 있어 그 근거가 확실한 것입니다. 현재 왕실에서 쓴 것으로 전해지는 인체상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이 유일하지요.
국립고궁박물관은 2019년 5월부터 다달이 전시되고 있는 유물 가운데 한 점을 뽑아,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 추천 왕실유물‘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지난 9월 뽑힌 유물인 청동인체상은 유튜브 채널로 9월 23일부터 공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진행될 전시체험과 교육운영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사진이 있는 이야기 >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레빗 4465호) 조선시대 조리서 음식디미방, 음식방문니라 등 (0) | 2020.11.09 |
---|---|
(얼레빗 4464호) 내일은 입동(立冬), 겨울 채비에 발 동동 굴러 (0) | 2020.11.06 |
(얼레빗 4462호) 슈베르트가 아닌 우리 토속 자장가를 아십니까? (0) | 2020.11.04 |
(얼레빗 4461호)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대장간과 화가들 (0) | 2020.11.03 |
(얼레빗 4460호) 정성 듬뿍, 느린음식의 대명사 한국음식 (0) | 2020.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