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조선왕릉에 가보면 석호ㆍ석양 등 석수(石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석수(石獸)란 좁게는 궁전이나 무덤 앞에 세워두거나 무덤 안에 놓아두는 돌로 된 동물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 국립공주박물관에 가면 이상한 동물 모양의 국보 제162호 ‘무령왕릉 석수(石獸)’가 있습니다. 이 석수는 공주시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것으로 백제 때 만들어졌지요.
▲ 국보 제162호 ‘무령왕릉 석수(石獸)’, 국립공주박물관
이 석수는 높이 30.8㎝, 길이 49㎝, 너비 22㎝로 무령왕릉 통로 가운데에서 밖을 향하여 놓여 있었습니다. 입은 뭉뚝하며 입술에 붉게 칠한 흔적이 있고, 콧구멍 없는 큰 코에 눈과 귀가 있으며, 머리 위에는 나뭇가지 형태의 철제 뿔이 붙어있지요. 몸통 좌우, 앞ㆍ뒤 다리에는 불꽃무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날개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또 꼬리가 조각되어 있으며 배설 구멍이 달려 있을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삼국의 고분 가운데 무령왕릉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 석수는 기존의 백제에서 유례가 없었던 것으로 본래는 중국의 부장풍습에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무령왕릉의 석수가 본래 중국에서 부장풍습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해도 그 생김새는 기존의 중국의 것들과는 다른데 그것은 바로 무령왕릉의 석수에는 백제인 고유의 사상과 미의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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