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이 들리던 연탄가스 중독사고 소식이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부터 일가족이 밤새 참변을 당하는가 하면 하루아침에 고아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보건사회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이 107명, 그중 여자와 어린아이가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망자 수는 해마다 불어가는 현상이라고 한다.”
▲ 고약한 가스와 함께 일상이 되었던 연탄갈기(‘선녀와 나무꾼’서 찍음)
이는 동아일보 1962년 12월 15일 자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는 많은 국민이 연탄을 난방과 밥 짓는 땔감으로 쓰던 때인데 연탄가스 중독 사고 기사가 많으면 한 달에 5~6차례도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기사 제목들을 보면 “세 조손(祖孫, 할아버지와 손자)이 질식사, 연탄가스에”, “가족 거의 몰사, 연탄가스 중독”, “신혼부부 사인 연탄가스 중독”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았지요.
그러면서 신문은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예방하려면 “창문은 될수록 낮게, 통풍 잘 되고 스며들 틈 없애자”라고 귀띔합니다. 하지만 그때 도시의 서민들 집은 낡은 쪽방들이 많아 방바닥 같은 곳에 연탄가스가 새는 것이 보통이었으며, 비교적 높게 작은 창문이 나 있어서 통풍은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렇다고 새로 집을 고치기도 어려운 것이 서민들의 삶이었지요. 그런데 아직도 연탄으로 불을 때는 집들이 남아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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