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신축년(辛丑年) 소띠해입니다. 그래서 십우도(十牛圖) 또는 심우도(尋牛圖)라고 하는 선종화(불교 종파의 하나인 선종의 이념이나 그와 관련되는 소재를 다룬 그림)가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도를 상징하는 소를 발견하고 길들이고, 마침내는 모든 것을 잊고 초탈하는 과정을 그리는 이러한 그림은 지금도 절에서 그려지고 있지요. 그런데 여기 심우도와는 다른 조선중기의 문인화가 김식(金埴)의 그림 <우도(牛圖)>도 있습니다.
▲ 우도(牛圖), 김식(金埴, 1579~1662), 17세기, 종이에 담채, 98.7×57.6cm, 국립중앙박물관
나무 그늘 아래 소들의 평화로운 한나절을 그려냈는데 송아지는 어미의 젖을 정신없이 빨고 있고, 어미 소는 사랑스러운 듯 새끼의 엉덩이를 핥아주고 있으며 화면 오른쪽에는 뾰족한 모양의 산이 무덤덤하게 있구요. 이 그림은 부드러운 몸매의 소와 송아지 가족을 통해 따뜻하고 평화로운 농촌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식의 이 그림은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소의 모습을 통하여 군자의 마음가짐을 은유한 것이라고 하지요. 김식은 조선 중기의 권력가였던 김안로의 손자인데 소 그림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소를 그릴 때 윤곽선이 없는 몰골법(沒骨法)을 써서 소의 얼굴, 넓적다리, 엉덩이 등은 연한 먹물로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희게 남겨두어 형태가 저절로 드러나게 그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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