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를 내어 이기지 못하고 먼저 죽으니 일찍이 해를 삼킨 꿈은 또한 허망하도다.(出師未捷身先死 呑日曾年夢亦虛)“ 이 말은 한말 호남의병 기삼연(奇參衍) 총사령관이 일본군에 잡혀 광주 감옥에 갇힌 뒤 남긴 시입니다. 선생의 꿈이 해를 삼키려고 했다는 것은 일제를 패망시키려는데 뜻을 두었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체포되고 말았던 것이지요.
▲ 한말 호남의병 기삼연(奇參衍) 총사령관(보훈처 제공)
기삼연 선생은 그렇게 체포된 다음 날인 1908년 2월 3일, 광주 서천교 백사장에서 피살되어 58살의 나이에 순국하고 말았습니다. 선생이 그렇게 빨리 순국한 것은 추종하는 의병부대의 구출 작전을 두려워한 일제가 재판도 없이 서둘러 학살한 때문이었지요. 선생은 백마를 타고 왕래하면서 의병을 모집하였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백마장군(白馬將軍)’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특히 선생은 1907년 군대가 해산되자 9월에 장성군 수연산 석수암(石水庵)에서 의병을 모아 ‘호남창의회맹소(湖南倡義會盟所)’를 결성했으며, 그 뒤 호남일대를 무대로 본격적인 의병전쟁에 돌입했고, 1907년 9월 23일, 고창 문수사(文殊寺) 전투에서 일군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을 비롯하여 1908년 1월 말까지 전라도 일대에서 40여 회의 전투를 벌여 일군의 간담을 서늘케 한 한말 호남의 대표 의병장이었지요.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습니다.
▲ 기삼연 선생의 친필 편지(독립기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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