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서구열강을 보라. 학술의 발달이 저 같으며 도덕의 진보가 저 같으되 그 나라가 기운차게 일어나 날로 강성해가니 이는 그 문화가 동양 고대처럼 인민을 몰아서 전제하(專制下)에 굴복하게 하던 문화가 아니라 자유를 구가하며 모험을 숭상하는 문화인 까닭이니 한국의 뜻있는 군자여! 자국 고유의 장점을 보존하며, 외래 문명의 정화(精華)를 채취해서 신국민을 양성할만한 문화를 진흥할지어다.”
▲ 일본의 거물 정치인이 "조선의 무서운 영감"이라고 했던 월남 이상재 선생
이는 월남 이상재 선생이 ‘대한매일신보’ 1910년 2월 19일 자에 쓴 ‘문화와 무력’이란 제목의 논설 일부입니다. 내용을 보면 국수주의나 사대주의가 아닌 우리 고유문화의 장점 위에 다른 문명의 우수한 것을 더하여 국민을 이끌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자고 주문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이 시대에도 진정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월남 이상재 선생은 일본의 거물 정치인 오자키가 찾아왔을 때,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편 뒤 '우리 응접실'에 앉을 것을 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자키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에 가서 무서운 영감을 만났다. 그는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라 몇백 년 된 소나무와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이상재 선생은 1927년 2월 완전독립, 절대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독립운동과 사회주의 독립운동이 연합하여 민족협동전선인 신간회(新幹會)를 창립되었을 때 초대 회장으로 뽑혔지만, 다음 달 3월 29일 노환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지요.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하였습니다.
▲ 월남 선생의 사회장에 몰려든 시민들( 1927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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