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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산이나 들의 양지쪽에 가면 높이 80∼120cm 키에 장화 닮은 꽃이 주렁주렁 달린 “활량나물”을 보게 됩니다. 어린순이 올라오는 모습이 닭 볏 같다고 달구벼슬, 활장대, 콩대라고도 하지요. 꽃은 노란빛이다가 서서히 갈색이 짙어집니다.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한국ㆍ중국ㆍ일본ㆍ우수리 등지에 자랍니다. 어린순을 데쳐서 돌돌 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다른 나물과 같이 데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하지요.
그런데 꽃이름이 “활량나물”입니다. 어찌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애기완두보다 꽃이 크다는 뜻에서 활량나물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설득력이 좀 모자랍니다. 어떤 이는 원래 한량(閑良)의 발음식 표기로 “활량”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이라고도 하지요. 신발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것 같은 꽃줄기를 보면서 할 일없이 짚신을 동여매고 싸돌아다니는 한량을 빗대고 싶었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활량나물은 콩과식물이기 때문에 다른 콩과 식물들처럼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자라고, 이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단백질을 만드는 원료가 되는데 그래서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비료 공장이라고도 말합니다. 활량나물의 꽃말은 “요정의 장화”라고 하지요. 어쩌면 숲 속 요정이 놀러 나왔다가 놀이에 열중한 나머지 장화를 벗어둔 것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간 것인지도 모릅니다. 요정의 장화를 보러 숲으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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