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세화와 축수용으로 선계를 그린 <십장생도>

튼씩이 2021. 9. 30. 12:58

 

오래 사는 것 열 가지를 그린 것을 십장생도十長生圖라고 합니다. 그런데 열 가지가 안 되면 그저 장생도長生圖라 부르고, 한 가지씩 그린 것이면 군학십장생도群鶴十長生圖’ ‘군록십장생도群鹿十長生圖처럼 부르기도 하지요. 십장생으로는 보통 해, 구름, (), , 바위, , 사슴, 거북, 소나무, 불로초를 꼽지만 그밖에 대나무와 천도天桃(하늘나라에서 나는 복숭아)를 그리기도 합니다.

 

보통 가운데에 사슴이나 학을 그리고 왼편에 바다와 거북을 그리는데, 아름다운 빛깔을 최대한 살려 상상 속의 선계仙界를 묘사하며, 대체적으로 8~10폭으로 된 병풍 그림이 많습니다. 새해에 임금이 신하들에게 장생도를 선물로 내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십장생도>는 주로 왕실 등에서 오래 살기를 비는 축수祝壽용 그림이나 세화歲畫로 쓰였음을 알 수 있지요.

 

 

 

 

 

 

<십장생도>는 그림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도자기, 나전공예품, 목공예품, 자수 작품, 벼루, 건물 벽의 장식 등에 광범위하게 쓰였습니다. 경복궁 아미산의 굴뚝에도 돋을새김(부조)된 장생무늬가 있습니다. 서울역사발물관에 소장된 <십장생도>는 조선 말기인 10세기 궁중에서 제작된 10폭 병풍으로 소장 경위가 확실하고, 구도, 화법, 채색, 보관상태 등이 매우 좋아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화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