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 열 가지를 그린 것을 ‘십장생도十長生圖’라고 합니다. 그런데 열 가지가 안 되면 그저 ‘장생도長生圖’라 부르고, 한 가지씩 그린 것이면 ‘군학십장생도群鶴十長生圖’ ‘군록십장생도群鹿十長生圖’처럼 부르기도 하지요. 십장생으로는 보통 해, 구름, 뫼(산), 물, 바위, 학, 사슴, 거북, 소나무, 불로초를 꼽지만 그밖에 대나무와 천도天桃(하늘나라에서 나는 복숭아)를 그리기도 합니다.
보통 가운데에 사슴이나 학을 그리고 왼편에 바다와 거북을 그리는데, 아름다운 빛깔을 최대한 살려 상상 속의 선계仙界를 묘사하며, 대체적으로 8~10폭으로 된 병풍 그림이 많습니다. 새해에 임금이 신하들에게 장생도를 선물로 내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십장생도>는 주로 왕실 등에서 오래 살기를 비는 축수祝壽용 그림이나 세화歲畫로 쓰였음을 알 수 있지요.
<십장생도>는 그림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도자기, 나전공예품, 목공예품, 자수 작품, 벼루, 건물 벽의 장식 등에 광범위하게 쓰였습니다. 경복궁 아미산의 굴뚝에도 돋을새김(부조)된 장생무늬가 있습니다. 서울역사발물관에 소장된 <십장생도>는 조선 말기인 10세기 궁중에서 제작된 10폭 병풍으로 소장 경위가 확실하고, 구도, 화법, 채색, 보관상태 등이 매우 좋아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화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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