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새해가 되면 세화로 액을 물리쳤다

튼씩이 2021. 11. 20. 10:23

새해가 되면 세화로 액을 물리쳤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으며, 성묘를 갑니다. 그런데 조상들은 그런 일 말고도 새해를 맞으면 세화를 선물하고, 그 세화를 안방이나 대문에 붙였지요. ‘세화(歲畫)’는 새해를 맞아 나쁜 것을 막고 복을 지키기 위해 그린 그림을 말하는데, 대문에 많이 붙이기 때문에 문배(門排)’ 또는 문화(門畵)’라고도 합니다.

 

이 세화를 궁궐에서는 도화서(圖畫署)에서 그려 골고루 나누어주었습니다. 조선 초기에 도화서에서 그리는 세화는 해마다 60장 가량이었는데, 중종 때에 이르러서는 신하 한 사람당 20장씩 내렸을 정도로 양이 늘어났습니다. 이를 위해 임시로 고용된 차비대령(差備待令)이 각각 30장을 그릴 정도였습니다. 조선 후기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의 세화 설명을 보면 도화서에서 수성(壽星) · 선녀(仙女)와 직일신장(直日神將)의 그림을 그려 임금에게 드리고, 또 서로 선물하였으며 송축(頌祝)의 뜻이 있다라고 했지요.

 

김매순의 열양세시기를 비롯한 많은 세시풍속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세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화는 궁궐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그려 붙였는데, 동물 가운데 귀신을 잘 쫓는다고 하는 닭과 호랑이를 비롯하여 해태와 개를 주로 그렸습니다. 특히 삼재(三災)가 든 해에는 매 그림鷹圖을 대문에 붙여서 집안에 들어오는 재앙이나 액()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화라는 것이 있던 사실도 모를 뿐더러 당시 세화를 구경하기도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