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이항복을 큰 인물로 키운 어머니 최씨
해학으로 절망의 시대를, 청빈으로 재상의 길을 걸은 이항복(李恒福, 1556∼1618년). 그는 조선 중기의 문신(文臣), 정치가, 시인, 작가지요. 죽마고우인 이덕형(李德馨)과의 우정 이야기 ‘오성과 한음’으로, 또 명재상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항복이 훌륭한 인물로 자란 것은 어머니 최씨의 자녀 교육이 바탕이 되었다고 하지요.
이항복은 어렸을 때 무척 장난이 심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자, 그의 어머니는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사당(祠堂) 앞에 갔습니다. 그리고 식음을 전폐한 채 조상에게 자식을 잘못 가르친 죄를 빌었습니다. 이를 본 이항복은 어머니가 죽으려 하는 것으로 알고 깜짝 놀라며 용서를 빌었지요.
그러자 어머니는 “아버지가 없는 너를 이 어미가 잘못 가르쳤구나. 자식을 잘못 기른 죄로 조상 앞에 갈 면목이 없어 죽지도 못할 죄인이니 머리를 잘라 조상께 사죄드려야 한다. 남자가 호탕하고 의리가 강한 것이야 말할 수 없이 좋은 일이나 그 호탕함이 충분한 인격과 교양으로 받쳐지지 못하면 일개 한량이 될 뿐 장래 사회를 위해 큰 재목은 될 수가 없다”라고 간곡히 말합니다. 위대한 인물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인격과 교양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람은 그저 모리배일 뿐임을 이항복의 어머니는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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