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85. 큰 명절 한가위엔 거북놀이로 화합과 치유의 효과를

튼씩이 2016. 9. 19. 23:10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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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9. 14,



내일은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입니다. 이 한가위에는 여러 가지 세시풍속이 전해 오는데 그 세시풍속 가운데 민속놀이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가마싸움, 소놀이, 거북놀이, 밭고랑기기, 원놀이, 올게심니, 소싸움, 닭싸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밭고랑기기”는 전남 진도에서 전해지는 것인데 한가위 전날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나이대로 밭고랑을 깁니다. 이렇게 하면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밭농사도 잘된다고 믿었습니다.

더 재미난 것은 “거북놀이”입니다. 거북놀이는 수수 잎을 따 거북이 등판 마냥 엮어 이것을 등에 메고, 엉금엉금 기어 거북이 흉내를 내는 놀이지요. 이 거북이를 앞세우고 “동해 용왕의 아드님 거북이 행차시오!”라고 소리치며, 풍물패와 함께 집집이 방문하는데, 대문에서 문굿으로 시작하여 마당, 조왕(부엌), 장독대, 곳간, 마굿간, 뒷간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들보 밑에서 성주풀이를 합니다.

이때 조왕에 가면 “빈 솥에다 맹물 붓고 불만 때도 밥이 가득, 밥이 가득!” 마구간에 가면 “새끼를 낳으면 열에 열 마리가 쑥쑥 빠지네!” 하면서 비나리(걸립패가 마당굿에서 잘 되기를 비는 축문)를 합니다. 이렇게 비나리를 하면서 집집을 돌면 주인은 기분이 좋아 곡식이나 돈을 형편껏, 성의껏 내놓고 이것을 잘 두었다가 마을의 공동기금으로 쓰지요. 이 거북놀이는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치유의 효과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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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 있는 일본이야기 367 >

학교 교문까지 떼어다 대포알을 만들던 ‘금속회수령’



“전시(戰時) 상황에서 물자 특히 무기 생산에 필요한 금속자원이 부족하여 그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민관이 소유하고 있던 금속류의 회수가 시작되었습니다. 1941(소화16)년 8월 30일 공포하여 같은 해 9월 1일 시행된 국가총동원법에 기초한 ‘금속회수령’이 그것입니다. 금속회수는 관공서, 직장, 가정을 불문하고 어린이들의 완구를 포함한 모든 금속류를 회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아이치현(愛知縣)에 있는 “이누야마고등학교(犬山高等學校)의 역사”에 나오는 일부분이다. 금속류 곧 쇠붙이란 쇠붙이는 모두 전쟁 물자로 쓰기에 바쁘다 보니 이누아먀고등학교는 철제 교문까지 뜯겨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때 상황은 듣기 좋은 말로 ‘금속류 회수’이지 이건 숫제 공출을 넘어 ‘갈취’ 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전쟁 중에 일본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부인들은 “목숨을 다 바쳐 나라를 위해 몸에 지닌 것을 모두 내놓자”는 구호로 제국주의 정부의 ‘금속류 회수’ 작업에 동참했다. 1943년(소화18) 4월에는 ‘비상회수’ 조치가 내려졌고 11월에는 ‘강제회수’로 까지 진전하고 있었다.

이 무렵의 강제 회수 금붙이들을 보면, 철담장, 철대문, 철교문, 광고판, 빗물받이, 난간, 빨래건조대, 모자걸이, 우산꽂이, 철제화분, 철제우체통 등 철제 제품은 무엇이든지 ‘회수대상’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금속회수령에서 자유로운 곳은 일본 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교회당은 쇠종을 내놓아야했고, 절이나 신사(神社)에서는 철제 부처를 비롯하여 각종 쇠붙이 등을 전쟁물자 만드는데 내놓아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금붙이 회수 작업은 일본 국내뿐 아니라 당시 조선에까지 그 여파가 미처 일제는 조선땅에서도 대대적인 금붙이 강탈을 감행했다. 무쇠 솥을 비롯하여, 각종 철제 농기구는 물론이고 놋그릇, 놋수저, 심지어는 놋요강 따위도 모두 회수 품목이었다.

‘일본인에게 사치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말은 제국주의 정부가 1945년 전쟁 중에 내걸었던 표어로 일제는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강요하면서 심지어는 멀쩡한 고등학교 교문까지 떼어다 대포알을 만드는 전쟁 놀음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금속회수령’을 읽으면서 제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전쟁이 일본 국민은 물론 주변국에 얼마만큼 크나큰 해악을 키쳤는가 새삼 되새겨본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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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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