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87. 신라인의 미소, 백제ㆍ탐라의 미소도 있다

튼씩이 2016. 9. 19. 23:12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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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9. 19.



국립 경주박물관에 진열되어있는 기와 가운데 사람이 웃는 모습의 얼굴무늬수막새가 있습니다. “신라소면와당” 또는 "인면기와"라고도 하는데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름이 14cm 정도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기와입니다. 이 기와는 "신라인의 미소"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요.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에 가볼 수 없으니 이 기와로 신라인의 얼굴이나 미소를 짐작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신라의 얼굴무늬수막새 같은 것이 백제와 탐라에도 있습니다. 제주민속박물관에 전시된 “탐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수막새는 여인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 수막새는 1960년대 초기에 절터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이 수막새는 척박한 땅, 바람 많은 고장에서 시달리며 살아온 제주여인의 얼굴이 기와 와당으로 들어간 모습입니다. 풍요로운 얼굴에서 원만하고 너그러운 그리고 포근한 제주 여인의 마음을 엿보는 듯하지요. 이 “탐라인의 미소”는 제주도 돌하르방과 함께 탐라인의 소탈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입니다.

그런가 하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상왕산 중턱의 암벽에 새겨진 “서산마애삼존불”이 있습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가운데 2.8m의 석가여래입상, 오른쪽에 1.66m의 반가사유상, 왼쪽에 1.7m의 보살상이 조각되어 있지요. 삼국시대 대부분의 불상들이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이 여래입상은 입술을 드러내면서 눈을 크게 뜨고 쾌활하게 웃고 있어 백제인의 전형적인 미소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즈믄 해 전 사람들의 미소를 이렇게나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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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박이말 시조 281 >

간 벼락



여름엔 온 하늘 땅 뒤흔들어 무서웠데

이제는 어디 갔나 숨조차 들리잖네

눈 고운 고욘 겨울엔 어디 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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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욘 겨울엔 : 고요한 겨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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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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