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8

(얼레빗 제4755호)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 <인왕재색도>

지난주 KBS1 텔레비전 ’다큐인사이트‘ 프로그램에서는 가 방영되었습니다. 국보 는 겸재 정선이 76살 때인 1751년(영조 27) 자기가 살던 지금의 효자동 쪽에서 보고 비 온 뒤의 인왕산 경치를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이 가지고 있던 것을 유족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것인데 올해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에 전시되었던 작품입니다. ▲ 국보 , 종이 바탕에 수묵담채. 세로 79.2㎝, 가로 138.2㎝, 국립중앙박물관 이 그림에는 특징 있게 생긴 인왕산의 바위를 하나하나 그려 넣었습니다. 그 아래에 안개와 나무들을 그려 넣어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구도를 이룹니다. 특히 나무와 집들이 있는 가까운 곳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인 부감법(俯瞰法)으로 그렸으며, 멀리 바라보이는 원..

옥황상제도 홀린 금강산의 절경

옥황상제가 금강산의 경치를 돌아보고 구룡연 기슭에 이르렀을 때,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는 관冠을 벗어 놓고 물로 뛰어들었다. 그때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나타나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물에서 목욕을 하는 것은 큰 죄다”라고 말하고 옥황상제의 관을 가지고 사라졌다. 관을 빼앗긴 옥황상제는 세존봉 중턱에 맨머리로 굳어 바위가 되었다. 금강산에 전해지는 설화입니다. 금강산이 얼마나 절경이었으면 옥황상제마저 홀렸을까요? 심지어 중국인들조차 금강산에 가보는 게 소원이라 할 정도였지요. 『태종실록』 4년(1404년) 9월 21일 기록에는 태종이 이렇게 묻는 대목이 나옵니다. “중국의 사신이 오면, 꼭 금강산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속언에 말하기를, 중국인에게는 ‘고려 나라에 태어나 ..

한 기업인이 사회에 환원한 <노송영지도>

겸재 정선의 는 가로 103cm, 세로 147cm인 초대형 그림입니다. 휘굽어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화폭을 가득 채우고 담분홍빛 영지버섯이 그려져 있지요. 장수를 비는 십장생도十長生圖 계통의 작품으로, 그림 오른쪽 아래에 적힌 ‘을해추일 겸재팔십세작乙亥秋日 謙齋八十歲作’이라는 글을 통해 겸재 정선이 80세에 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화가 정선의 원숙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지요. 보통 소나무만 크게 부각시켜 그리는 경우는 드물기에, 과감하게 소나무 한 그루만 화폭 전면에 그린 이 는 파격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정선의 묵법이 잘 표현된 는 2000년 경매사상 최고가인 7억원에 OIC 그룹 이회림 명예회장이 낙찰 받았지요. 그는 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평소 지론대로 이 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포함하여..

(얼레빗 4653호) 정선의 박연폭포로 불볕더위 날리기

장마가 끝나자마자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지요. 더위는 세상을 점령했고 밤새 열대야에 시달리고, 낮에는 에어컨 바람 탓에 냉방병에 걸릴 지경이지요. 이러한 불볕더위 속에서도 코로나19 탓에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림 하나를 선사합니다. ▲ 세찬 폭포 소리가 들리는 듯, 겸재 정선의 , 개인 소장 바로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가 그 그것이지요. 작품의 크기는 세로 119.7㎝, 가로 52.2㎝인데 겸재가 그린 진경산수화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진경산수화의 진수라고 평가되는 그림은 《박연폭포》와 함께 《금강전도》, 《인왕제..

(얼레빗 4593호)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정선필 인왕제색도>

지난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이 회장이 소장하고 있던 11,0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는데 이 가운데는 겸재 정선(1676~1759)의 (국보 제216호)가 들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정선(이 비 온 뒤의 인왕산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크기는 가로 138.2㎝, 세로 79.2㎝입니다. ▲ 국보 제216호 , 크기: 138×79.4cm, 국립중앙박물관 비 온 뒤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상적 순간을 포착하여 그 느낌을 잘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데 산 아래에는 나무와 숲, 그리고 자욱한 안개를 그렸고 위쪽으로 인왕산의 바위를 화폭 가득가득 담았지요. 비에 젖은 뒤편의 암벽은 위압적인 모습과 함께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 이렇게 그리기 위해 붓에 먹물을 가득 묻혀..

(얼레빗 4375호) 몰락한 집안에서 조선 으뜸 문인화가 된 심사정

“겸재 그림은 말년에 더욱 능란해지고 신기해져 현재 심사정과 더불어 이름을 나란히 하며, 세상에서는 겸현(謙玄)이라고 일컬지만, 그 아담한 정취는 현재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한다.” 이 말은 조선 후기의 문신 김조순이 겸재 그림을 평한 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김조순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겸재 정선이 현재 심사정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군요. 요즘 사람들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웬만하면 알지만 현재(玄齋) 심사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 조선의 으뜸 문인화가 심사정의 , 한국미술사의 기념비적 명작으로 꼽힌다.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은 조선 후기 2백 년을 대표하는 화가로 사람들이 일컫는 3원3재(三園三齋,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관아재 조영석, 현재 심사정) ..

옥황상제도 홀린 신선이 사는 절경의 금강산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lt;얼레빗으로 빗는 하루&gt;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1. 4. “옥황상제가 금강산의 경치를 돌아보고 구룡연 기슭에 이르렀을 때,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는 관(冠)을 벗어 놓고 물로 뛰어 들었다. 그때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나타나 ..

아궁이 속으로 들어갈 뻔 했던 정선의 <해악전신첩>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8(2015). 12. 3. 1930년대 초, 골동상 장형수는 친일매국노라 불리는 송병준의 집 근처를 지나다가 나라를 팔아 얼마나 잘 사는가 보자고 그 집을 구경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사랑채 옆에 있는 변소에 가다가 그 집 머슴이 사랑채 아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