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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황상제가 금강산의 경치를 돌아보고 구룡연 기슭에 이르렀을 때,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는 관(冠)을 벗어 놓고 물로 뛰어 들었다. 그때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나타나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물에서 목욕을 하는 것은 큰 죄다.’라고 말하고 옥황상제의 관을 가지고 사라졌다. 관을 빼앗긴 옥황상제는 세존봉 중턱에 맨머리로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
위는 금강산에 전해지는 설화입니다. 얼마나 금강산이 절경이었으면 옥황상제마저 홀리게 했을까요? 심지어 《태종실록》 태종 4년(1404) 9월 21일 기록에는 태종이 "중국의 사신이 오면, 꼭 금강산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전하는 말로는, 중국인에게는 고려에 태어나 직접 금강산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맞는가? "하고 묻는 대목이 나옵니다. 심지어 중국인들조차 금강산에 가보는 게 소원이라 할 정도였지요.
그 금강산을 가장 잘 그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을 멀리서 한 폭에 다 넣고 그린 <금강전도(金剛全圖)>가 있으며, 단발령에서 겨울 금강산을 바라보고 그린 그림 <단발령망금강산도斷髮嶺望金剛山圖>도 있지요. ‘단발(斷髮)’이라는 것은 머리를 깎는다는 뜻인데, 이 고개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금강산의 모습에 반해 그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는 뜻이 들어 있지요. 또 이 그림엔 인간이 사는 속세는 번뇌와 더러움을 상징하듯 짙은 먹으로 그렸고 그와 대비되는 건너편은 맑고 깨끗한 신선의 세계를 나타내듯 티끌 하나 없이 하얗고 맑게 그렸습니다. 마치 신선들의 세계를 인간들이 바라보고 있는 듯 한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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