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 7

광화문 월대 밑에서 조선 전기 유구 확인

문화재청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소장 김지연)는 광화문 월대의 복원ㆍ정비를 위해 실시한 추가 발굴조사 과정에서 고종년간에 축조된 광화문 월대 아래에서 고종년간보다 앞선 시기의 것으로 보이는 유구의 흔적을 일부 확인하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언론공개회를 통해 광화문 월대의 규모와 기초시설, 전체 모습 등 그간 조사가 끝낸 성과를 한 차례 공개한 이후에 추가로 한 발굴이다. ▲ 광화문 월대 유구현황 추가로 발굴한 월대 아래층에 대한 조사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조선시대 전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광화문 앞 공간의 퇴적양상과 활용양상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고종년간에 월대가 축조되기 이전에도 광화문 앞 공간이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을 통해서만 확인해오다가 이..

(얼레빗 4478호) 개구쟁이처럼 혀를 내밀고 있는 경복궁 천록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 근정전으로 들어가는 흥례문을 들어서면 작은 개울 곧 금천(禁川)이 나옵니다. 그러면 작은 다리 영제교(永濟橋)를 건너야 하는데 이 영제교 좌우로 얼핏 보면 호랑이 같기도 하고 해태 같기도 한 동물석상이 양옆으로 두 마리씩 마주 보면서 엎드려 있습니다.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 "비늘과 갈기가 꿈틀거리는 듯이 완연하게 잘 조각되어 있다"라고 묘사된 이 석수는 무엇일까요? 매섭게 바닥을 노려보고 있는 듯하지만,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이 짐승들은 혹시라도 물길을 타고 들어올지 모르는 사악한 것들을 물리쳐 궁궐과 임금을 지키는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용머리, 말의 몸, 기린 다리, 사자를 닮은 회백색의 털을 가진 이 동물을 유본예의 《한경지략》..

(얼레빗 4415호) 풍류객들이 달빛 아래 시를 읊었던 월대

제주도 제주시 외도동에는 옛 풍류객들이 시를 읊으며 달빛의 정취를 즐겼던 “월대(月臺)“가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철 냇물이 흘러 고려와 조선 시대 관아에서 조공을 실어 날랐다 하여 조공천(朝貢川)이라 불렸던 도근내 하류에 있지요. 밤하늘에 달이 뜨면 모든 물에는 달이 또 하나 뜹니다. 그러면 물빛은 달빛이 되고 옛 시인들은 그런 물속의 달빛만을 그저 감상만 할 수 없어 물가의 돌 위에도 새겨 놓습니다. ▲ 시인묵객이 달빛을 즐긴 제주 외도동의 월대(月臺) 그런데 이 월대 곁에는 유달리 눈에 띄는 빗돌이 하나 있지요. 앞쪽에 큼지막하게 달 모양을 상형하여 새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대(臺) 자를 새겨둡니다. 월대를 알리는 빗돌 하나도 그저 월대가 아니라 그것에 달빛을 새겨 넣으려 함..

(얼레빗 4328호) 조선에만 있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모든 궁궐의 정전에는 어좌 뒤에 일월오봉도병(日月五峯圖屛)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태조의 어진을 모신 전주 경기전의 어진 뒤에도 오봉도가 설치되어 있지요. 이처럼 이 병풍은 아무 곳에서나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옛 건축(궁궐) 기념우표

바쁜 일상에 치여 도심 속 빌딩 숲 사이를 벗어나지 못할 때, 많은 사람들이 서울 시내 고궁으로 향합니다. 멋스러운 곡선의 기와, 형형색색 빛나는 단청을 보는 것만으로도 쉼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국의 아름다운 4대 궁궐을 소재로 한국의 옛 건축(궁궐) 기념우표를 발행합니다. 경복궁 자경전은 1867년(고종 4)에 조선 초기 침전(왕의 숙소)으로 쓰였던 자미당 터에 고종의 양어머니인 조대비(신정왕후)를 위해 지은 대비전입니다. 이후 1873년(고종 10)에 화재로 소실되어 재건했으나 불과 3년 뒤 다시 불에 탔고, 1888년(고종 25)에 중건되었습니다. 조선 후기 대비들의 침전으로 이용된 자경전은 총 44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

(얼레빗 4271호) 숙정문 한자현판, 왜 왼쪽부터 써 달았나?

예전 한자로 쓴 현판들을 보면 모두 글씨가 오른쪽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한자의 경우 오른쪽부터 쓰기 때문이지요. 그런 예로 경복궁 근정전과 창덕궁 인정전 현판도 역시 오른쪽부터 썼습니다. 그런데 한양 성곽 4대문의 하나인 숙정문과 4소문의 하나인 혜화문은 왼쪽부터 썼습니..

(얼레빗 4247호) 물에서 사는 어룡, 절 지붕에 올라가다

우리는 가끔 궁궐이나 절과 같은 전통건축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올라있는 상징물을 봅니다. 이를 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라는 뜻으로 망새라고 부르며, 망와ㆍ바래기와ㆍ치미(鴟尾)ㆍ취두(鷲頭)라고도 합니다. “치미”라는 말은 용을 잡아 먹고산다는 전설의 새 꼬리 모습이라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