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27

(얼레빗 4708호) 취타대의 화려한 악기 ‘운라(雲鑼)’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 앞이나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가면 수문장 교대식을 보게 됩니다. 그때 취타대의 연주도 함께 볼 수 있는데 취타대의 악기 가운데는 ‘운라(雲鑼)’라는 것도 있습니다. ‘구운라(九雲鑼)’ 또는 ‘운오(雲璈)’라고도 하며,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小鑼] 10개를 나무틀에 달아매고 작은 나무망치로 치는 악기입니다. ▲ 취타대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악기 ‘운라(雲鑼)’, 국악박물관 소장 행악(行樂, 행진할 때 연주하는 풍류) 때에는 자루를 왼손으로 잡고 치며, 고정된 자리에서 연주할 때는 대받침(방대)에 이를 꽂아놓고 치게 되어 있습니다. 징의 지름은 10개가 모두 같으나 그 두꺼움과 얇음으로 높낮이가 달라서, 얇으면 낮은음이 나고 두꺼워질수록 높은음이 나는 것은 편종ㆍ편경ㆍ방향의 ..

취타대를 화려하게 하는 운라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이나 경복궁 정문 광화문 앞에 가면 수문장 교대식을 보게 됩니다. 그때 취타대가 연주하는 악기 가운데 ‘운라(雲鑼)’가 있습니다. ‘구운라(九雲鑼)’ 또는 ‘운오(雲璈)’라고도 하며,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小鑼) 10개를 나무틀에 달아매고 작은 나무망치로 치는 악기입니다. 틀(架子) 아래에 자루가 달린 것과 방대(方臺)가 붙은 것이 있는데, 길을 행진하면서 연주하는 행악(行樂) 때에는 자루를 왼손으로 잡고 치며, 고정된 위치에서 연주할 때에는 대받침(방대)에 꽂아놓고 치게 되어 있지요. 징의 지름은 10개가 모두 같으나, 두께에 따라 얇으면 낮은 음이 나고 두꺼워질수록 높은 소리가 납니다. 운라는 3개씩 3열로 배열하되 하나는 가운데 열 맨 위에 놓입니다. 운라는 조선 후기부터 ..

궁궐의 신비로운 동물 기념우표

우리나라 궁궐을 둘러보면 동물 석상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동물상들은 각기 형태가 다양하며, 주로 왕실의 권위와 위엄, 법과 정의, 방위신 등을 상징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조선 5대 궁궐 중 하나인 경복궁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동물 석상을 주제로 ‘궁궐의 신비로운 동물’ 기념우표를 발행합니다. 조선 전기에 창건되어 정궁으로 이용된 경복궁에는 구석구석 다양한 동물 석상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경복궁의 정전으로 쓰였던 근정전은 왕의 즉위식이나 세자 책봉식, 공식적인 조회 행사 등 국가의 중대 행사가 열렸던 곳입니다. 근정전 앞에는 ‘월대’라고 불리는 넓은 단이 있는데 두 단으로 구성된 월대 계단과 난간을 따라 무려 58마리의 동물 석상이 있습니다. 이 중 상월대(2층)의 전후좌우에는 왕을 수..

경복궁 안 꼴불견 노무라단풍

『조선왕조실록』에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태종실록』에는 1406년(태종 6) “창덕궁과 건원릉에 소나무를 심도록 명하다”라는 기록도 있다. 중국 베이징의 쯔진청(자금성)이 나무가 없어 황량한 것과 달리 우리 궁궐에는 창덕궁의 터줏대감인 700년 된 향나무(천연기념물 제194호), 돈화문 안의 회화나무(천연기념물 제472호) 등 궁궐과 함께 나이를 먹어온 나무가 많다. 그러나 궁궐 안의 나무들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궁궐과 함께 파괴되고 뿌리째 뽑혀나갔다. 그 자리에는 벚꽃과 동물원 따위가 들어섰다. 조선의 법궁 경복궁 역시 민족의 수난을 고스란히 겪었다. 1915년 조선이 일본에 강제병탄된 지 5년째 되던 해 일제는 조선 통치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통치 5주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

(얼레빗 4557호) 고려 초에 활약했던 홍법국사탑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국보 제102호 ‘충주 정토사터 홍법국사탑 (弘法國師塔)’이 있습니다. 고려 목종 때의 스님 홍법국사의 탑으로, 고려 현종 8년(1017)에 세웠습니다. 또 이 탑은 충청북도 충주시 정토사 옛터에 있던 것을 1915년에 경복궁으로 옮겨 왔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겼습니다. 홍법국사는 통일신라 말부터 고려 초에 활약하였던 유명한 스님으로 당나라에서 수행하고 돌아와 선(禪)을 유행시켰으며, 고려 성종 때 대선사(大禪師)를 거쳐 목종 때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았지요. ▲ 국보 제102호 ‘충주 정토사터 홍법국사탑 (弘法國師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기단(基壇)은 네모난 바닥돌을 깐 뒤에 8각의 아래 받침돌을 놓고, 그 위로 엎어놓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높직한 괴임을 두어 가운데 받침돌을 올린..

(얼레빗 4469호) 조선시대 소나무는 왜구의 표적이었다

"신이 옛날 대마도를 정벌한 뒤, 왜선을 추격하여 전라도 연해변 섬을 돌아보니 거기는 소나무가 무성하나 뭍(육지)과 거리가 멀어서 왜구들이 매양 배를 만들기 위해 오는 것이니, 염려할 것은 없습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대마도에 배를 만들 만한 재목이 없으므로 반드시 전라도 섬에 와서 배를 만들어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는 《세종실록》 3년(1421) 8월 24일 기록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기록을 보면 왜구들이 조선 바닷가를 침범하는 가장 큰 목적은 배를 만들기 위한 소나무를 구하기 위함이지요. 이때 보고를 했던 이순몽은 “바닷가에 있는 소나무를 모조리 베어 왜선이 오지 않도록 함이 좋을 것입니다."라고 했지만, 세종임금은 "어찌 다 벨 것이 있겠는가?"라며 들어주지 않습니다. 대신 병선을 가지고 들어..

(얼레빗 4273호) 국보 제100호 개성 남계원(南溪院)터 칠층석탑

서울 중앙박물관 야외 석조물정원에는 국보 제100호 “개성 남계원(南溪院)터 칠층석탑”이있습니다. 이 탑은 경기도 개성 부근의 남계원터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예전에는 이 터가 개국사(開國寺)의 옛터로 알려져 개국사탑으로 불려 왔으나, 나중에 남계원의 터임이 밝혀져 탑의 이름..

(얼레빗 4246호) 흠경각 옥루, 천문ㆍ지리ㆍ인간의 조화 추구

“산 남쪽 기슭에는 높은 축대가 있어, 시간을 맡은 인형 하나가 붉은 비단옷 차림으로 산을 등지고 섰으며, 인형 무사 셋은 모두 갑옷 차림인데 하나는 종과 방망이를 잡고서 서쪽을 향해서 동쪽에 섰고, 하나는 북과 부채를 잡고 동쪽을 향해 서쪽에서 약간 북쪽으로 가까운 곳에 섰고, ..

(얼레빗 4106호) 궁궐 전각 처마에는 ‘부시(?)’가 있다

한국문화편지 4106호 (2019년 06월 24일 발행) 궁궐 전각 처마에는 ‘부시(?)’가 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06][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회루에 많은 들비둘기가 깃들고 있으므로 더렵혀져서 칠을 다시 해야 하는데, 이 폐단은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철망(鐵網)’을 만들어 둘..

(얼레빗 4030호) 혀를 쑥 내밀고 있는 궁궐지킴이 천록

한국문화편지 4030호 (2019년 03월 08일 발행) 혀를 쑥 내밀고 있는 궁궐지킴이 천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30][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복궁 어구의 곁에 누운 석수(石獸, 돌짐승)가 있다. 얼굴은 새끼 사자 같은데, 이마에 뿔이 하나 있고 온몸에는 비늘이 있다. 새끼 사자인가 하면 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