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7

(얼레빗 4706호) 독립선언서를 쓴 소설가 <삼대>의 염상섭

“평화의 제단에 숭고한 희생으로서 바친 3천만의 망령에 의하여 가장 웅변으로 또 가장 통철히 오인(吾人)에게 가르쳐 준 것은 실로 민족자결주의란 오직 한마디다. 일본은 입을 모아 조선을 혹은 동족(同族)이라 말하고 동조(同祖)라 역설한다. (가운데 줄임) 우리 한국은 4천 3백 년이란 존엄한 역사가 있는데 일본은 한국에 뒤지기가 실로 3천여 년이다. 이를 봐도 조선민족은 야마토(大和)민족과 하등의 상관이 없다는 것을 췌언(贅言, 장황하게 말하다)할 필요도 없는데 합병 이래 이미 10년이 지난 오늘까지 일본은 조선에 임(臨)함에 얼마나 참학(慘虐)과 무도(無道)를 극(極)하였던가.(뒷줄임)” -재 오사카 한국노동자 일동 대표 염상섭- 이는 소설가 염상섭(1897~1963)이 쓴 가운데 일부입니다. 염상섭은..

(얼레빗 4686호) 오징어는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다?

”큰 것은 지름이 1자(30.3cm)쯤 된다. 타원형이며, 머리는 작고 둥글다. (가운데 줄임) 주머니가 있어 먹물을 담고 있는데 다른 동물이 습격하면 그 먹물을 뿜어내어 현혹한다. 그 먹물을 가져다 글씨를 쓰면 색이 매우 빛나고 윤기가 난다. 다만 오래 두면 벗겨지고 떨어져서 흔적이 없어지는데 바닷물에 담그면 먹물의 흔적이 다시 새롭게 나타난다고 한다.“ 이는 정약용(丁若鏞)의 형인 손암(巽庵) 정약전(丁若銓)이 흑산도 유배시절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있는 ‘오징어’에 관한 내용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오징어가 아니라 ‘오적어(烏賊魚)’라고 써 놓았습니다. 다산의 제자 이청(李晴)이 붙인 설명에 보면 ˝날마다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이것을 보고 죽은 줄 알아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얼레빗 4594호) 양반과 상놈이 함께 이룬 성취, 《자산어보》

달빛이 휘엉청 밝은 밤, 초가삼간 마루에 앉아 흑산도 밤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다보며 술잔을 기울이던 정약전 선생, 영화 의 한 장면은 그림 같아 보이지만 실은 58년의 생애 가운데 16년이란 세월을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이어갔으며 끝내 유배지에서 삶을 마친 불운의 선비입니다. 그러나 유배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첫 수산학 연구서인 《자산어보(玆山魚譜)》 등을 남긴 정약전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 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흑산도 유배 때(1814년)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 국립중앙도서관 정약전 선생은 영조 34(1758)년에 태어나 전형적인 성리학자로 문과에 급제해 병조좌랑 등의 벼슬을 살게 됩니다만 그의 운명을 갈라놓은 계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시 서양 학문과 천..

(얼레빗 4364호) 별명이 ‘삼일 잡지’였던 잡지 《별건곤》

“아픈 생활에서 때때로는 웃어도 보아야겠다. 웃어야 별수는 없겠지마는 그렇다고 울고만 있을 것도 아니다. 우리는 형편도 그렇게 되지 못하였지만 웃음을 웃을 줄도 모른다. 자! 좀 웃어보자! 입을 크게 벌리고 너털웃음 웃어보자. 그렇다고 아픈 것을 잊어서도 아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벌써 1년이나 전부터 취미와 과학을 갖춘 잡지 하나를 경영해 보자고 생각하였었다.“ 이를 보면 마치 지금 우리의 상황을 두고 독백하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1926년 11월 1일 자로 창간된 대중잡지 《별건곤(別乾坤)》의 편집후기인 〈여언(餘言)〉의 일부분입니다. 《별건곤》은 3·1만세운동이 낳은 큰 잡지 《개벽(開闢)》이 1926년 8월 일제의 탄압으로 강제 폐간당하자 그 대신 나온 잡지이지만, 《개벽》과는 ..

(얼레빗 4264호) 선조의 얼, 고지도를 필사한 ‘최현길 선생’

“고인께서는 고지도 원본 위의 한자를 일필(一筆)로 똑같이 써 내려가기 위해 글씨 연습에 날마다 아침 2시간씩 3년을 투자하셨습니다. 고인께서 영인본으로 접한 고지도의 양은 1,000점을 넘었지만, 지병이 악화되어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생을 마감한 2007년 7월 31일까지 필사한 고지도는..

(얼레빗 4198호) 136년 전 오늘 첫 신문 ‘한성순보’ 창간

136년 전인 1883년(고종 20) 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 &lt;한성순보(漢城旬報)&gt;가 창간된 날입니다. 한성순보는 서울 저동(지금의 을지로2가)의 통리아문(統理衙門) 박문국(博文局)에서 월 3회 발행한 순보(열흘 간격으로 발행)였지요. 1882년 박영효(朴泳孝) 일행이 수신사(조선 말 ..

(얼레빗 4186호) 김정호가 제작한 서울지도, 수선전도(首善全圖)

서울 광화문에 가면 전에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바둑대국을 했던 포시즌호텔이 있습니다. 그 호텔 앞을 지나가다 보면 길을 바라보고 지도 하나가 있습니다. 이 지도는 수선전도라는 것인데 지금 전해지는 수선전도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