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10

미국 역사학계 호평 최병헌의 영문판 《징비록》

일본 큐슈의 무사들이 1868년에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고 국제사회에 문을 연 뒤 먼저 추진한 사업이 북해도를 농업기지로 바꾸는 계획이다. 유신 8년만인 1876년에 삿포로 농학교를 설립해 운영한 것도 그 하나인데 이때 2기생으로 입학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열심히 받은 2명의 동급생이 있었으니, 바로 우치무라 간조(內村監三 1961~1930)와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 1862~1933)다. ▲ 우치무라 간조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는 5년 만에 이 학교를 졸업한 뒤 3년 뒤 자비를 들여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신학공부를 하다가 귀국해 고등학교 영어 선생을 거쳐 1897년에는 한 신문의 영어판 주필이 되어 일하면서 잇달아 영어로 된 글들을 발표한다. 1900년에는 《성서연구》지(誌)를 창간하고 1901년에..

정약용이 탄복한 청렴한 선비, 정범조

정약용이 탄복한 청렴한 선비, 정범조 정조 경신년(1800년) 여름, 나는 법천에 갔는데 해좌공이 손을 붙잡으며 기쁘게 맞아주셨다. 그때 집안사람이 벽장의 시렁 안에서 종이 한 묶음을 꺼내 가지고 나가니, 공은 빙그레 웃었다. 내가 찬찬히 살펴보니, 대체로 식량이 떨어진 지 며칠 된 형편이었다. 종이를 팔아 70전을 얻어서 쌀을 사고 말린 고기 한두 마리를 사서 손님들을 대접해주었는데, 그 종이는 비문(碑文)이나 비지(碑誌)를 청하는 자가 폐백으로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런데도 공은 태연한 모습이어서 깜짝 놀라 탄복하였다. 다산 정약용이 해좌 정범조(海左 丁範祖, 1723∼1801년)에게 채제공의 비문을 받으러 갔을 때의 일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정범조는 벼슬이 예문관 제학, 형조판서에 이르렀으며 정조가 ..

쌍겨리로 논밭 가는 모습을 보았나요?

쌍겨리로 논밭 가는 모습을 보았나요? 게으른 버릇은 기름진 땅을 믿기 때문 懶習眞從沃壤然 상농도 중천에 해 뜨도록 잠에 빠졌다가 上農猶復日高眠 느릅나무 그늘에서 한바탕 술주정하고 나서 楡陰醉罵移時歇 느리작느리작 소 한 마리 몰고 마른 밭을 가는구나 徐取一牛耕旱田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강진에 귀양 가서 쓴 「탐진농가(耽津農歌)」라는 시 가운데 일곱 번째 작품이지요. 이 시에는 "경기 지방의 마른 밭은 소 두 마리로 간다."라는 주석이 붙어 있습니다. 귀양 가서 본 전라도 강진에선 외겨리(독겨리)로 밭을 갈지만 경기도에서는 쌍겨리(소 두 마리가 끄는 쟁기)로 갈았기에 주석을 달아 놓은 것입니다. 대개 땅이 평평하여 쉽게 흙을 팔 수 있으면 외겨리로 갈지만, 화전 같은 경사지거나 흙이 단단하거나 돌이..

(얼레빗 4490호) 홍역에서 정약용을 살린 명의 이헌길

요즘은 우리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처럼 돌림병이 돌면 속수무책이었는데 영조 때만 해도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홍역으로 50~60만 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조 임금 때인 1775년(영조 51) 이헌길은 한양에 갔다가 삼태기에 싣고 나가는 홍역으로 죽은 주검이 잠깐에 수백 명이나 되는 것을 보고, 상주의 신분임에도 백성을 구해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헌길은 홍역에 관한 한 최고의 의술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그의 비방을 얻은 사람은 죽을 지경이다가도 살아나고, 열이 오르다가도 내렸기에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가 홍역 환자를 치료하는 집 앞에는 사람들이 골목까지 줄을 설 정도였고,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병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다..

(얼레빗 4426호) 사대부의 마음을 ‘광풍제월’처럼 다듬기

“사대부(士大夫)의 마음은 광풍제월(光風霽月, 비가 갠 뒤의 시원한 바람과 밝은 달)과 같이 털끝만큼도 가린 곳이 없어야 한다. 무릇 하늘에 부끄럽고 사람에게 부끄러운 일을 전혀 범하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윤택해져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있게 되는 것이다. 만일 옷감 몇 자, 동전 몇 잎 때문에 잠깐이라도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 있으면 그 즉시 호연지기가 없어지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사람이 되느냐 귀신이 되느냐 하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지극히 주의하도록 하라” ▲ 연못에 비친 광풍각(光風閣), (사진 최우성 기자) 이는 다산 정약용이 그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입니다. 전남 담양에 가면 그 유명한 명승 제40호 소쇄원이 있습니다. 소쇄원(瀟灑園)은 스승인 조광조가..

(얼레빗 4310호) 경매에 나온 정약용 《행초 다산사경첩》

지난 3월 24일 서울옥션에서는 제155회 미술품 경매가 열렸습니다. 이때 눈에 띄는 것은 정약용이 쓴 《행초 다산사경첩(行草 茶山四景帖)》이었습니다. 이는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유배 시절부터 적어온 시와 글들의 모음입니다. 전남 강진에 머물던 1809년에 쓴 〈다산사경(茶山..

(얼레빗 4168호) 정조의 백성 사랑이 이룬 결정체 화성

수원 화성은 조선시대 수원의 도심 전체를 둘러싼 전체 길이 5.4km 가량의 성곽입니다. 화성은 정조가 양주에 있던 사도세자의 능인 영우원(永祐園)을 화산(花山: 지금의 화성시에 있는 융건릉)으로 옮겨 이름을 현륭원(顯隆園)으로 고치고는 현릉원 능행을 위한 행궁을 지은 것이지요. 물..

(얼레빗 4115) 폭염경보와 다산의 '소서팔사(消暑八事)’

한국문화편지 4115호 (2019년 07월 05일 발행) 폭염경보와 다산의 '소서팔사(消暑八事)’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1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일기예보를 보면 “서울 폭염주의보...푹푹 찌는 무더위 기승”이라며 서울과 경기도 동부지역, 강원도 영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

(얼레빗 4020호) 의원 이헌길에 벌떼같이 뒤따른 사람들

한국문화편지 4020호 (2019년 02월 22일 발행) 의원 이헌길에 벌떼같이 뒤따른 사람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20][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2015년 우리나라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38명이 목숨을 잃었고, 온나라가 엄청난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못..

10월 23일 - 조선 시대에는 목숨 걸고 인삼을 밀매했습니다

10월 23일은 인삼의 날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 2권을 보면 "내가 일찍이 《삼국지》, 《남사(南史)》, 《북사(北史)》를 보니, 우리나라의 초피(貂皮, 노랑담비 가죽)와 인삼(人蔘)은 나라의 귀중한 보배라 했는데, 지금 토호와 관리가 그 이익을 독차지하여 강하면 토하고 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