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6

단소와의 병조가 아름다운 국악기 양금

국악기 가운데 양금(洋琴)은 18세기 영조 때 유럽에서 청나라를 통해 들어 온 악기입니다. ‘구라철사금(歐邏鐵絲琴)’ 또는 ‘구라철현금(歐邏鐵絃琴)’이라고도 하며, 주로 민간의 정악 연주에 쓰였습니다. 사다리꼴 상자 위에 2개의 긴 괘를 세로로 질러 고정시키고, 괘 위에 14벌의 금속 줄을 가로로 얹은 다음, 대나무를 깎아 만든 가는 채로 줄을 쳐서 맑은 금속성의 소리를 내지요. 몸통은 오동나무판으로 만들며, 줄은 주석과 철의 합금으로 만듭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양금에 대한 기록이 나오며, 이규경의 『구라철사금자보(歐邏鐵絲琴字譜)』에도 양금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습니다. 풍류 악기인 양금은 18세기부터 줄풍류와 가곡, 시조 따위의 노래 반주에 쓰였고, 궁중무용인 ‘학연화대처용무합설’에서..

(얼레빗 4627호) 세계 으뜸 여행기 《열하일기(熱河日記)》

“나는 오늘에야 알았다. 인생이란 본시 어디에도 의탁할 곳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은 채 떠도는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을 세우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 이렇게 외쳤다. ‘훌륭한 울음터로다! 크게 한 번 통곡할 만한 곳이로구나![호곡장(好哭場)]” 이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소설가인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이 요동벌판 하늘과 땅 사이에 뚝 트인 경계를 보고 외친 말입니다. 연암은 청나라 고종의 칠순연에 사신단으로 가는 팔촌형 박명원을 따라 지금으로부터 241년 전인 1780년(정조 4) 6월 24일 압록강 국경을 건너는 데서 시작해 요동, 산해관(만리장성의 동쪽 관문)을 거쳐 연경(지금의 베이징)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청나라 황제의 여름 별장인 열하에 ..

(얼레빗 4587호) 토지소유의 제한을 주장한 책 《과농소초》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전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는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무척 고심했지요. 그래서 세종 때에는 정초 등이 지은 《농사직설((農事直說)》이란 농업책이 나왔고, 효종 때는 신속이 엮은 《농가집성(農家集成)》 같은 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농사관련 책으로 《과농소초(課農小抄)》도 있는데 이 책은 《열하일기》, 《허생전》 등으로 유명한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朴趾源)이 쓴 책입니다. ▲ 박지원의 《과농소초(課農小抄)》 필사본, 의림지역사박물관 《과농소초(課農小抄)》는 충남 당진의 면천(沔川) 군수였던 박지원이 1799년에 썼는데 땅을 깊숙이 갈아 잡초를 제거하는 따위의 농경법을 개량하여, 노동력을 줄이고서도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또 농민..

(얼레빗 4451호) 조선 사회의 변혁을 꿈꾼 ‘백탑파’ 지식인들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 안에는 ‘원각사터 10층 석탑’이 있습니다. 높이 12m나 되는 이 탑은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탑이어서 백탑(白塔)이라는 별명이 생겼지요. 정조 때 이 탑골 주변의 지식인들이 모여 ‘백탑파’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들은 바로 당대 집권세력이던 노론 명망가 출신의 양반인 박지원ㆍ홍대용과 비록 서얼이지만 세상의 폐단과 새로운 학문을 논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서상수들이었습니다. ▲ 탑골공원에 하얗게 솟은 원각사탑(圓覺寺塔)이 저 뒤로 보이는 , 안중식, 지본담채, 23.4 x 35.4cm, 1912, 간송미술관 그들은 차별의 벽을 넘어 우정을 나누고 조선 사회의 변혁을 꿈꾸었습니다. 정조(正祖) 시대인 1776~1800년간 힘을 얻었던 백탑파(白塔派) 선비들을 북..

(얼레빗 4128호) 민 노인 덕에 우울증 극복한 연암 박지원

한국문화편지 4128호 (2019년 07월 24일 발행) 민 노인 덕에 우울증 극복한 연암 박지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28][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는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쓴 비범한 선각자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은 18살 때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우울증..

(얼레빗 4118호) 은하수 서쪽 가에 조각배 걸려있네

한국문화편지 4118호 (2019년 07월 10일 발행) 은하수 서쪽 가에 조각배 걸려있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18][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이랴 저랴 소 모는 소리 흰 구름 속에 들리고 危?鱗?翠揷天(위장린승취삽천) 하늘 찌른 푸른 봉우리엔 비늘같은 밭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