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가운데 양금(洋琴)은 18세기 영조 때 유럽에서 청나라를 통해 들어 온 악기입니다. ‘구라철사금(歐邏鐵絲琴)’ 또는 ‘구라철현금(歐邏鐵絃琴)’이라고도 하며, 주로 민간의 정악 연주에 쓰였습니다. 사다리꼴 상자 위에 2개의 긴 괘를 세로로 질러 고정시키고, 괘 위에 14벌의 금속 줄을 가로로 얹은 다음, 대나무를 깎아 만든 가는 채로 줄을 쳐서 맑은 금속성의 소리를 내지요. 몸통은 오동나무판으로 만들며, 줄은 주석과 철의 합금으로 만듭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양금에 대한 기록이 나오며, 이규경의 『구라철사금자보(歐邏鐵絲琴字譜)』에도 양금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습니다. 풍류 악기인 양금은 18세기부터 줄풍류와 가곡, 시조 따위의 노래 반주에 쓰였고, 궁중무용인 ‘학연화대처용무합설’에서도 그 소리를 만나볼 수 있지요. 요즘은 <영산회상>의 연주와 가곡 반주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단소와의 병조는 음색이 영롱하여 많은 이의 사랑을 받습니다.
양금의 음색은 여성스러운 듯하면서도 맑은 금속의 울림이 있지요. 또 양금은 같은 음도 힘을 달리해가면서 연주하는데, 끝을 맺을 때는 점점 힘을 여리게 하여 차츰 소리가 작아지면서 음악이 은은하게 사그라지듯 하지요. 약간은 인위적인 소리인 듯하면서도 그 안에 우리의 멋도 살며시 담겨 있는 악기 양금은 서양에서 들어왔지만 우리에 맞게 고쳐진 우리의 악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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