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67

(얼레빗 제4753호) 한글날 576돌을 맞아 안타까움을 호소함

며칠 뒤면 576돌을 맞는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이때만 되면 반짝하는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립니다. 그러나 이때만 반짝할 뿐 진정 한글을 사랑하는 모습은 잘 보이질 않습니다. 한글날을 그저 넘길 수 없다는 듯한 마지못한 행사들 뿐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정말 종요로운 일은 우리말과 한글을 진정 자랑하는 일입니다. ▲ 세종임금은 백성 사랑의 마음으로 백성과 소통하기를 원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그림 이무성 작가) 세종이 579년 전에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가장 종요롭게 생각한 것은 ‘백성 사랑’이었습니다. 한문에 능통한 절대군주였던 세종이 자기의 권위는 내려놓고 백성과 소통하려 한 것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나와 있는 창제의 목적에는 분명히 한자를 몰라 억울한 일이 생겨도 호소하지 못하는 백성이 ..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 감사하다와 고맙다, 같은 듯 다른 쓰임새

‘감사하다’와 ‘고맙다’라는 말은 남의 도움이나 배려에 기쁨을 느끼거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둘의 뜻이 아주 비슷하여 별다른 구별 없이 사용한다. 그런데 종종 ‘감사하다’와 ‘고맙다’를 두고 엉뚱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열정적인 우리말 지킴이 가운데 간혹 한자어를 배척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한자어 때문에 고유어가 위축되었다고 여기기에 ‘감사하다’를 지양하고 ‘고맙다’를 열심히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자의 유입은 우리말을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풍부하게 했다고 보는 것이 훨씬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후술하겠지만 ‘고맙다’와 ‘감사하다’의 쓰임이 완전히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감사’는 일본어에서 왔다는 잘못된 통설이 ‘감사하..

(얼레빗 4712호) ‘결혼’ 대신 ‘혼인’이란 말 쓰면 좋은 까닭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는 엉뚱한 말에 밀려 본래의 우리말이 잊혀 가는 것이 있는데 그 가운데 바로 “혼인(婚姻)”도 그 하나로 지금은 모두가 “결혼(結婚)”이란 말을 쓰고 있지요. 먼저 혼인이란 말을 살펴보면 혼(婚)은 혼인할 "혼"이기도 하지만 "아내의 친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姻)은 "사위의 집"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혼인이란 말은 아내와 사위 곧 “남녀가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혼(結婚)”이란 말은 인(姻)이 없으므로 남자가 장가간다는 뜻만 있고 여자가 시집가는 것에 대한 뜻은 없습니다. 따라서 “혼인”에 견주면 “결혼”은 남녀를 차별하는 말이라 할 수 있지요. “혼인”이란 말뿐이 아니라 우리 겨레는 혼인하는 시각도 양을 대표하는 해와 음을 대표하는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사회를 생각하는 ‘사회 가치 병행 사업’

2002년에 설립된 영국의 투자 회사 브리지스벤처스는 영국 사회의 당면 문제를 연구해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저소득층의 높은 비만율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면 헬스클럽 이용료가 대폭 낮아져야 함을 알아내고, 이를 사업적으로 실현한 사람과 업체에 투자하게 된다. 이 투자는 성공했고, 높은 수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저렴한 헬스클럽이 속속 등장해 시장은 더욱 커지고, 소득 수준이나 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운동할 수 있게 됐다. ‘돈이 먼저 움직인다’의 저자 제현주는 이것이 ‘임팩트 비즈니스’의 시작이었다고 소개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경제적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라는 의미를 가진 ‘임팩트 비즈니스’라는 외국 새말이 최근 언론에 자주 나온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