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옥 8

가이즈카향나무에 포위된 한반도

“예전에 초·중등학교 교사 앞 화단에는 가이즈카향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었지. 학교뿐만 아니야, 읍사무소나 군청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일본 향나무였어. 가지치기를 잘 해두면 볼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가이즈카향나무가 없는 곳이 없었지.”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삼촌은 초등학교 교사를 지냈는데, 과거 초등학교는 물론 관공서마다 심어져 있던 가이즈카향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이즈카향나무는 국립현충원과 국회의사당까지 진출했는데 그 심각성은 2013년 8월 15일 『뉴시스』의 「안민석 “국회·현충원 내 일 특산나무 제거해야”」라는 가사에서 잘 드러난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15일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의 잔재 청산을 위해 국회의사당에 있는 일본 가이즈카향나무 ..

일본산 금송을 항일유적지에 심는 나라

일본산 금송을 항일유적지에 심는 나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심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도산서원 내 금송(金松)이 서원 밖으로 쫓겨나게 됐다.” 2013년 8월 11일 『연합뉴스』 기사다. 경상북도 안동시에서는 도산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사적 보존·관리를 위해 도산성원 종합정비계획을 확정했는데 일본산 금송이 도산서원의 자연경관을 저해하기 때문에 서원의 매표소 밖으로 옮겨 보존한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이어 이 금송이 박정희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 앞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것인데, 2년 만에 말라죽자 안동시에서 몰래 같은 나무를 구해와 같은 자리에 심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원래는 표지석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끼던 나무로 손수 옮겨 심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

2월 14일 - 중근아,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삶을 마감하거라

“아들아 옥중의 아들아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이 어미 밤새 네 수의 지으며 결코 울지 않았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그보다 더한 영광 없을지어니 비굴치 말고 당당히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생을 마감하라” 이윤옥 시인이 여..

11월 3일 - 댕기머리 소녀 이광춘이 학생운동에 불을 댕겼습니다

애비 놈들 남의 나라 삼키더니 그 자식들 통학하며 싸가지 없이 조선인 여학생 댕기를 잡아 당겼것다 아야야야 아야야야 그 광경 보다 못해 조선 남학생들 왜놈 학생 멱살 잡고 한 대 날렸것다 …… 어린 학생 잡아다가 고문하던 왜놈 순사들 머리채 잡아끈 후쿠다(福田修三)는 놔두고 힘..

8월 15일 -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문학을 다시 살펴봅니다

어느 겨울바람 세게 불던 날 긴 모가지로 사방 살피며 문 잠그고 김광진과 달콤한 밤을 보낼 때 그때 일송정 선구자들 북간도 벌판에서 왜놈 순사 칼에 죽어 가던 날 그날 ‘우리들이 내놓는 정다운 손길을 잡아라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에 일장기가 나부끼고 있는 한 너희는 평화스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