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 10

얼레빗(제4989호) 대원군이 가져온 마괘를 변형한 ‘마고자’

패션큰사전에 보면 ‘마괘(馬褂)’가 표제어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 사전에서 ‘마괘’란 “중국 청나라 때 복식으로 길이가 허리보다 짧은 웃옷으로 소매는 팔꿈치 정도 길이로 행괘(行褂)라고도 하며, 여밈은 주로 끈을 사용하였다. 예복용으로는 심홍(深紅, 짙은 다홍빛), 장자(醬紫, 짙은 자줏빛), 심람(深藍, 짙은 남빛), 녹(綠), 회(灰) 등의 색을 사용하였고, 황색은 황제에게서 하사받은 것 이외에는 착용할 수가 없었다.”라고 풀이합니다. 이 ‘마괘’는 1885년 8월 27일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서 풀려나면서 가지고 온 것인데 ‘마고자’로 변형되었다고 하는 설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마고자로 추위를 견뎠으며 입기가 쉬워 백성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하지요. 마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변형된 ..

(얼레빗 제4811호) 우아하고 멋스러운 한복 ‘당의’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조선시대에 여자들이 입었던 예복인 당의가 소장돼 있습니다. 저고리 위에 덧입었었던 당의는 색에 따라 연두ㆍ자주ㆍ남색ㆍ백색 당의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가장 많이 입은 것은 연두당의입니다. 당의에는 보통 겉감을 녹색으로 하고 안감은 붉은빛으로 합니다. 여름에는 당의 속에 슬쩍 비치는 저고리와 치마의 사각거림, 겨울에는 초록 비단에 화려한 금박무늬가 돋보이지요. 여름에 입는 홑당의는 당적삼ㆍ당한삼이라고도 합니다. ▲ 당의(唐衣), 조선, 길이 82.8㎝ㆍ화장 77.0㎝, 국립중앙박물관 당의의 특징은 한복의 곡선미를 강조한 데 있으며 길이는 무릎까지 오고 소매가 좁았습니다. 앞뒤 길이는 저고리 길이의 약 3배 정도가 되며 겨드랑이 아래부터 양옆이 트이고, 맨 아랫부분인 도련이 ..

봄날 아침 거울 앞에 꽃이 핀다

화 장 - 김 태 영 볼 때마다 내가 예쁘다는 사랑 없었다라면 다듬고 가꾼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생각만으로도 행복의 꽃이 핀다. 봄날 아침 거울 앞에 꽃이 핀다. ▲ 혜원 신윤복(1758 ~?)의 , 114.2×45.7㎝,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 왼쪽 / 공재 윤두서의 손자 윤용의 , 117.0×49.0㎝, 해남 녹우당 소장 “이 조그만 가슴에 서리고 서려 있는 여인의 봄볕 같은 정을 붓끝으로 어떻게 그 마음마저 고스란히 옮겨 놓았느뇨?” 우리가 익히 아는 미인도는 조선 후기의 화가 혜원 신윤복이 그렸는데 화가는 그림을 그려놓고 스스로 감격에 겨워 그림에 이런 글을 적어 놓았다.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생활사박물관 10》에는 “다리(가체)를 구름처럼 얹은머리에 동그랗고 자그마한 얼굴, 둥근 아래턱,..

(얼레빗 4695호) 어린이옷 사규삼과 풍차바지를 아십니까?

지난해 11월 30일 문화재청은 조선 시대 왕실의 어린이 복식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총 9건)’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복식 유물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시대 왕실의 어린이 옷 모두 9건으로 1998년에 당시 숙명여자대학교 김명자 교수가 기증한 것입니다. 김 교수는 1972년 아들의 돌을 축하하는 의미로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로부터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李垠, 1897~1970)의 옷을 선물 받았다고 합니다. ▲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총 9건)’ 가운데 ‘전(傳) 영친왕 일가 어린이 옷’은 사규삼과 창의, 두루마기, 저고리, 색동마고자, 풍차바지, 조끼, 버선 등으로 구..

생선장수도 유행을 따르다

생선장수도 유행을 따르다 조선시대 한복에도 유행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저고리를 보면 조선초기인 1580년 청주 한씨의 덧저고리 길이는 무려 81cm나 되어 엉덩이까지 내려갔는데, 18세기 초 누비 삼회장저고리를 보면 42cm로 짧아집니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로 오면 극단적으로 짧아지지요. 1780년 청연군주의 문단 삼회장저고리는 19.5cm이며, 1900년대에 아주 짧아진 저고리는 길이가 12cm밖에 안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짧아진 저고리는 젖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는 것은 물론 배래(한복의 옷소매 아래쪽 부분)도 붕어의 배처럼 불룩 나온 붕어배래가 아니라 폭이 좁고 곧은 직배래여서 혼자는 도저히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맵시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했던 것이 1930년대에 오면 다시 저..

[토박이말 살리기]1-57 도련

온여름달(6월)이 끝나고 더위달(7월)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고 저는 땀과 더욱 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습니다. ^^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도련'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저고리나 두루마기 자락의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어머니는 저고리 도련을 잡아당겨 매무새를 가다듬으셨다."를 보기로 들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자락의 맨 밑 가장자리'라고 풀이를 하고 "그녀의 짧은 저고리 도련의 밑으로 늘어진 빨간 댕기가 춤을 춘다."를 보기로 들어 놓았습니다. 풀이를 견주어 보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맨 밑'을 더한 것 말고는 거의 같은데 이게 있으니 뜻이 좀 더 밝아지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보기를 보시면 알겠지..

(얼레빗 3964호) 16세기 여성옷, 문경 평산신씨 무덤 출토복식

한국문화편지 3964호 (2018년 12월 06일 발행) 16세기 여성옷, 문경 평산신씨 무덤 출토복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64][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북 문경시 문경읍에 있는 문경옛길박물관에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54호 “문경 평산 신 씨 무덤 출토복식”이 있습니다. 문경 평산 신 씨 무덤..

(얼레빗 3931호) 한복의 유행과 왜곡된 한복 시비

한국문화편지 3931호 (2018년 10월 22일 발행) 한복의 유행과 왜곡된 한복 시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31[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달 11일 서울 종로구청은 ‘한복 제대로 입기’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종로구청은 “최근 몇 년 동안 한복을 입고 궁궐과 인근 관광지를 찾는 젊은 층과..

(얼레빗) 3382. 단원풍속도에 나오는 ‘배자‘, 신라 때부터 입은 옷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9. 9. “더할 수 없이 검약하여 의대(衣)는 화려한 무늬 놓은 비단을 취하지 않았으므로 곤룡포(袞龍袍) 이외에는 목면(木綿)과 명주ㆍ모시뿐이었다. 근간에 무늬 놓은 비단을 자주 볼 수 있기에 몇 해 전에 무늬 있는 옥색 비단..

(얼레빗) 3327. 한복 저고리, 소매 솔기를 뜯고 벗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7. 8. “일찍이 어른들의 말을 들으니, 옛날에는 여자 옷을 넉넉하게 만들어서 시집올 때 입었던 옷을 죽어서 염할 때에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중간 줄임)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서 새옷을 시험삼아 입어 보았더니, 소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