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11

(얼레빗 제4986호) 불볕더위 지속되지만, 내일은 24절기 처서

언론에 “사상 최악의 폭염…온열질환ㆍ가축폐사 잇따라” 같은 기사가 나오는 요즘입니다. 최근 온열질환자 수가 2,900명에 육박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불볕더위에 폐사한 양식장 어류와 가축은 667만 마리에 이른다고 합니다. MBC뉴스에 나온 한 배달노동자는 "지옥이 있다면 이게 지옥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닥이 너무 뜨겁습니다."라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열넷째 처서(處暑)입니다. 불볕더위가 아직 맹위를 떨쳐도 오는 가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흔히 처서를 말할 때 ’땅에서는 가을이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그 위세를 떨치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때입니다. 처서 무렵엔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

(얼레빗 제4847호) 8월 23일은 처서, 젖은 마음을 땡볕에 포쇄해볼까

8월 23일은 24절기의 열넷째 절기로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처서(處署)’입니다. 보름 전에 있었던 열셋째 절기 ‘입추(立秋)’가 가을에 드는 날이라는 뜻이었지만, 이후 말복이 오고 불볕더위가 절정에 이르렀는데 이제 처서가 되어 바야흐로 가을로 접어들게 됩니다. "처서가 지나면 참외맛이 없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입도 삐뚤어진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는 본격적으로 선선해집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아무래도 지금이 곡식이 여물어갈 무렵인 만큼 비가 오면 벼가 여무는데 지장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처서에 비가 내리는데 내일은 다시 활짝 개서 여물어가는 벼 이삭에 생기..

(얼레빗 제4842호) 오늘 입추, 관리에게 하루 휴가를 줘

“五六월 또약볕에 살을 찌는 한 더위로 뭇인간은 어쩔 줄을 모르고 허덕이더니 오늘이 립추(立秋), 제 그러케 심하던 더위도 이제부터는 한거름 두거름 물러가게 되엇다. 언덕우 밤나무가지와 행길옆 느티나무위에선 가을을 노래하는 매암이 소래도 차(寒)가고 아침저녁 풀숲에는 이슬이 톡톡하게 나려 인제 먼 마을 아낙네의 옷 다듬는 소리도 들려올것이요. 삼가촌(三家村) 서당아해들의 글읽는 소리도 랑낭히 들려올 때다. (가운데 줄임) 오늘 아침쯤 그 어느집 우물가에 오동잎새가 떨어젓는지 정히 궁금하다." 위는 동아일보 1938년 8월 9일 “지하의 궁음(窮陰)이 나와 염제(炎帝,무더위)를 쫓는다” 기사 일부인데 마지막 단락의 “어느집 우물가에 오동잎새가 떨어지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이 참 정겹습니다. 아직 불볕더위가 ..

(얼레빗 제4739호) 내일은 처서, 살사리꽃이 한창일 때

내일 화요일은 24절기의 열넷째인 처서(處暑)입니다. 이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볕더위도 처분하고 가을을 재촉하는 건들바람이 부는 때지요. 이즈음 옛사람들의 세시풍속 가운데 가장 큰 일은 ‘포쇄(曝曬)’라고 해서 뭔가를 바람이나 햇볕에 말렸습니다. 부인들은 여름 장마에 눅눅해진 옷을 말리고, 선비들은 책을 말렸는데 책을 말리는 방법은 우선 바람을 쐬고(거풍, 擧風), 아직 남은 땡볕으로 말리며(포쇄)하며, 그늘에 말리기도(음건, 陰乾) 합니다. ▲ 처서 때가 되면 부인들은 옷을, 선비들은 책을 말렸다.(그림 이무성 작가) 처서 무렵 우리에게 익숙한 꽃은 한해살이풀 코스모스인데 토박이말로는 ‘살사리꽃’이라 부르지요.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1910년 무렵 건너왔다고 하며,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얼레빗 제4735호) 오늘(8.7.)은 입추, 어디 척서단 같은 소식 없나요?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셋째 ‘입추(立秋)’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인데 이후 8월 15일에 말복이 들어 있어 아직 복지경(伏地境) 곧 불볕더위가 한창일 때지요. 그런데 우리 겨레는 왜 입추 뒤에 말복 그리고 처서가 오게 했을까요? 주역에서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은 조금씩 중첩되게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계절도 마찬가지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는 것입니다. ▲ 입추 뒤에 말복과 처서가 온다.(그림 이무성 작가) “불볕더위가 이 같은데 성 쌓는 곳에서 감독하고 일하는 많은 사람이 끙끙대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밤낮으로 떠오르는 일념을 잠시..

(얼레빗 4670호) 오늘은 처서, 귀뚜라미가 톱을 드는 날

오늘은 24절기의 14번째인 처서(處暑)입니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부르는데 낱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를 처분한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처서 때는 여름 동안 습기에 눅눅해진 옷이나 책을 아직 남아있는 따가운 햇볕에 말리는 ‘포쇄(曝:쬘 폭ㆍ포, :쬘 쇄)’를 합니다. 또 극성을 부리던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해충들의 성화도 줄어듭니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미친놈, 미친년 날 잡는답시고 제가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

(얼레빗 4150호) 오늘은 처서, 젖은 내 마음 말려볼까요?

한국문화편지 4150호 (2019년 08월 23일 발행) 오늘은 처서, 젖은 내 마음 말려볼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50][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늘에 내걸린 흰 빨래가 /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 가을볕이 너무 좋아 / 가만히 나를 말린다 / 내 슬픔을 / 상처 난 욕망을 / 투명하게 드러나..

8월 23일 - 귀뚜라미의 애간장을 끊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미친놈, 미친년 날 잡는답시고 제가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 라고 대답한다. ..

8월 22일 - 펌프에 마중물 넣고 물을 퍼내 등목 할까요

언뜻언뜻 가을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는 오늘도 아직 남은 더위가 극성을 부립니다. 8월 23일이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이고 귀뚜라미가 우리의 애간장을 끊지만 아직 여름을 견뎌야 합니다. 예전에 흔히 보던 펌프를 기억하시나요? 펌프는 압력작용을 이용하여 관을 통해 물 등을 이동시..

7월 16일 - 유두 풍습 둘, 유두에 비가 오면 사흘 온다

옛사람들은 날씨와 관련되거나 특정한 날에 비와 관련한 속담을 많이 만들어 썼는데 4월 20일쯤인 곡우(穀雨)에 ‘비가 안 오면 논이 석 자가 갈라진다’는 말이 있고 음력 5월 10일은 태종우(太宗雨)라 하여 반드시 비가 내리는데 이는 백성을 사랑했던 태종이 죽어서도 풍년을 빌어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