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25

송사비의 클래식 음악야화

‘바로크Baroque’라는 말의 어원은 ‘일그러진 진주’라는 포르투갈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진주면 진주지, 굳이 ‘일그러진’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쓰여져 눈길을 끌죠? 용어가 붙은 이유를 알고 나면 좀 재밌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문화는 화려함을 극도로 추구했어요. 여백을 참지 못하고 맥시멈 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했죠. 그렇게 한 시대가 저물고 후손들이 이를 바라보니 화려하긴 한데 문가 너무 과해 보였던 겁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이름을 ‘바로크’라고 붙여요. 귀한 보석처럼 아름답긴 한데 조금 불편해 보인다는 거죠. - 14쪽 - 고전 시대 음악을 1750년부터 1820년 무렵의 음악사조를 아우릅니다. 고대 그리스 예술을 동경하며 바로크의 복잡하고 화려한 음악에 반기를 들죠. 대중들은 고전미와 형식미를 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 히가시노 게이고

『매스커레이드 나이트』는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이브』에 이은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네리마 원룸의 604호실을 조사해주십시오. 여성의 사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넷 익명 신고 다이얼로 들어온 의문의 제보로 28세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현장 검시에서는 자연적인 심장마비로 보고되지만 사체 발견 경위가 수상해 부검을 한 결과, 누군가에 의한 감전사로 판명된다. 즉각 수사가 시작되었으나 난항을 겪던 차에 경시청으로 한 통의 밀고장이 도착한다. 거기에 적힌 메시지는, 네리마 원룸의 살인범이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새해 카운트다운 파티장에 나타난다는 것. 경시청은 몇 해 전 도쿄에서 발생한 기묘한 암호 연쇄살인 사건(『매스커레이드 호텔』) 당시 이 호텔에 위장 잠입했던 닛..

매스커레이드 이브 - 히가시노 게이고

이 책은 『매스커레이드 호텔』에 이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닛타와 나오미 콤비의 탄생 비화를 담고있다. 책은 네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닛타와 나오미가 만나기 전에 신입형사와 4년차 호텔리어로서 각자의 근무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아내고 있다.

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 이미경

가게들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예전 살던 시절이 생각나 추억이 잠기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1편에서도 얘기했듯이 그림에 나오는 가게들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가게들이 아니고, 지나가다보면 그냥 찾을 수 있을 것처럼 멋있고 깨끗하게 그려졌으며 동네나 이웃과는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남자의 클래식 - 안우성

도서관에서 클래식 관련 책을 고르다 우연히 눈에 띄어 빌려서 읽게 된 책이다. 클래식하면 연주 음악인 기악이 모든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성악도 클래식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덕분에 귀에 익은 음악들을 다시 들어보게 되었고, 유튜브를 통해 예전 학교에서 배웠던 가곡들을 찾아 들으면서 흥얼거리는 경험을 하게 되어 즐거웠다. 저자는 바리톤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사회인 혼성 합창단 음악감독과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는 등 클래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 이미경

행복했던 유년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구멍가게, 전국 구멍가게를 20여년 동안 찾아 다니며 펜화로 옮긴 이미경 작가의 그림과 글을 엮어 놓은 책이다. 구멍가게 대부분에 나오는 평상과 담배 표지판을 보면서 그 때에는 지나가다 쉬어 가기도 하고, 담배 심부름도 다녔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지금은 편의점과 대형마트들에 밀려 점점 사라져 다시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그림으로나마 볼 수 있어 좋았고, 직접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구멍가게와 주인에 얽힌 이야기보다는 작가의 회상이 많았다는 점과 가게 위주로 그리다보니 주위가 없이 휑해 보여 외톨이 같은 느낌과 더불어 세상과 동떨어져 혼자만의 세계의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구멍가게는 동네가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다정해 보이는데..

완전한 행복 - 정유정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완전한 행복을 추구하면서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여자, 신유나. 책은 주인공의 관점에서 진행하지 않고, 주변 인물들이 바라보는 시점으로 끌어가고 있는 독특한 형태로 전개된다. 유나의 어린 시절은 집안 형편 때문에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 엇나가기 시작한다. 함께 살고 싶었던 아빠와 엄마는 언니와 살고, 자신만 떨어져 살면서 언니에 대한 미움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번져간다. 자신을 버린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유나는 대학시절 동거남부터 시작해 러시아 유학시절 애인, 아버지, 첫 남편 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후 재혼한 남편과의 완전한 행복을 바라지만 불행의 씨앗인 노아(재혼한 남편의 아들) 문제로 엇나가고 , ..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 수잔 콜린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헝거게임 시리즈의 프리퀄이다. 판엠을 통치하고 있는 악랄한 독재자 코리올라누스 스노우가 학생 시절 헝거게임의 멘토로 선정되어 게임의 우승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수도 캐피톨을 12개 구역 – 13구역은 지도에서 사라졌다 – 이 둘러싼 형태의 독재국가 판엠에서는 구역과의 전쟁이 끝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헝거게임이 지속되고 있다. 매년 12개 구역에서 선발된 24명의 소년, 소녀들이 마지막 단 한 명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게임이다. 코리올라누스는 처음으로 학생 멘토제가 도입된 10회 헝거게임에서 우승만 한다면 그 동안의 가난에서 벗어나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카데미 최..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히가시노 게이고

아버지가 살해당했다, 그것도 결혼 소식을 알린 직후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비극은 시작되는 걸까? 대기업 취직 후 약혼자와 꿈꾸던 결혼식을 준비해 나가던 마요. 경찰서에서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그녀는 고향으로 간다. 이제 너도 행복해질 일만 남은 거라던 아버지와의 전화가 생전 마지막 통화가 돼버렸다. 경찰은 아버지의 사체에서 교살의 흔적을 발견하고, 곧바로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다. 이름조차 없는 조용한 마을에서 살인이라니, 게다가 아버지는 마을 전체에서 존경받던 교사였기에 온 마을이 시끄러워진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길 새도 없이 고향 집 구석구석 현장 감식에 협조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쓴 수사관 사이에서 괴팍하게 소리치는 한 남자가 들어온다. 남의 집에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