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419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김윤정

용인의 외진 마을에서 막국수 가게로 9년 만에 매출 30억 원을 달성한 김윤정 대표가 쓴 책으로, 손님이 오시기 전 반길 준비를 하는 '설렘', 손님을 예의와 친절로 모시는 '맞이', 손님과 주인의 관계에서 진심이 깊어진 '사이', 주방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오는 음식을 만드는 '정성', 식당 고유의 정서와 의미를 남기는 '여운' 등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서 저자는 돈을 벌기 위한 - 물론 처음에는 돈을 벌어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함이었지만 - 마음보다는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들여다보고, 음식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얘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진심이 전해져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때 나도..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안노말

'장장인 헛웃음 에세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입사 10년차인 안노말 과장이 기록한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두가지 수긍이 가지 않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수긍이 가면서 직장이란 모두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다. 보고서는 왜 수정에 수정을 거쳐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오는지, 회식 메뉴는 어찌하여 아무리 좋은 음식을 추천해도 상사가 좋아하는 메뉴로 결정되는지, 상사들은 자기는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전달하면서 왜 그리 잘난 척은 그리도 해 대는지, 꼭 사직서 들고와서 회사를 나가겠다고 하는 놈은 회식 때마다 회사 욕하고, 상사 욕하는 놈이 아니고, 평상시에는 있는지도 모르게 회사 생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한 놈인지, 어느 회사나 똑같은 사람들이 똑..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이윤옥

책을 내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부터 조금씩 올라오던 감정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고, 책을 다 읽은 지금에는 참담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지천에 널려 있는 풀, 꽃, 나무 이름까지 빼앗긴 채 지금도 우리의 이름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넘어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나아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을 되찾으려는 노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자 한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고, 일제강점기 하에서 배워온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역사학자와 겹쳐지면서 언제쯤 우리는 제대로 된 우리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그러는 동안 큰개불알꽃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과정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개수염, 개쓴..

아슬아슬한 희망 - 김기석

가끔 지렁이를 질투한다. 지렁이는 나뭇잎, 풀, 쓰레기 등 버려진 유기물을 제 몸무게만큼 먹어치우는 생태계의 청소부이다. 해로운 미생물을 제거하고 기름진 분변토를 내놓아 토양을 기름지게 한다. 그런가 하면 흙 속에 길을 내서 토양에 공기와 수분이 드나드는 통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지렁이를 닮을 수 있을까? 내게 주어진 일상의 모든 것을을 내 속으로 끌어들여 정화한 후 그것을 세상의 선물로 내놓을 수 있을까? - 5쪽 - 신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처럼 처신하는 이들을 잠잠케 하려고 즐겨 인용하던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노자가 언급한 천지불인(天地不仁), 즉 천지는 사사..

진이, 지니 - 정유정

유인원 책임사육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 진이는 예상치 못한 침팬지 구조 요청을 받고 스승 장 교수와 함께 인동호 주변에 있는 한 별장으로 향한다. 구조 작업에 착수하려던 찰나, 진이는 겁에 질린 채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짐승이 침팬지가 아니라 보노보임을 알아챈다. 잊으려 애썼던 반년 전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아찔해지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구조 작업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노보는 마취 총에 맞고, 진이는 의식을 잃은 보노보를 품에 안은 채 장 교수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탄다. 장 교수는 보노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어떠냐며 ‘지니’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평소 같지 않은 말에 그녀는 다소 뜨악해하지만, 입속말로 지니의 이름을 가만히 읊조린다. 진이, 지니……. 그때, 갑자기 도..

총몇명 스토리 1, 2 - 총몇명 원작, 윤종문 글그림

인기있는 애니메이션을 만화책으로 재구성 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도서관에 2권을 빌렸다. 1권을 읽는 내내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끝까지 다 읽었다. 2권을 보면서도 계속되는 고민, 결국은 빌려온 2권을 다 읽었다. 뭘 얘기하고자 하는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냥 심심풀이로 보는 건지. 참 이해하기 난감한 내용이다. 내가 지금 세대를 이해 못하는 건지도......

뽀짜툰 1 - 채유리

일러스트레이터 채유리가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 뽀또와 짜구의 동거 생활을 카툰 일기로 그리며 탄생한 〈뽀짜툰〉. 작가가 블로그에 연재할 때부터 많은 애묘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무려 9년이나 숙성된 웹툰이다. 1권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작가가 아기 길고양이 뽀또와 짜구를 처음 만나 하나의 생명을 책임지는 과정부터 세 번째 고양이 쪼꼬, 그리고 막둥이 포비까지 결국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사연이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과 재치 있는 입담 속에서 펼쳐진다. 오랜 기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고양이를 지켜봐온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녀만의 풍부한 표현력에 웃고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생활 습성이나 질병, 함께 살아가는 요령 등 유용한 정보들이 녹아있어 고양이를 처음 키우는 사람..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 호사카 유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 일본인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이 말을 자주 쓴다. 분명히 일본에서 받은 영향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은 ‘미래 지향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를 직시한다는 것이 자신들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황국사상을 내세워 아시아를 침략했던 일본이 만약 자신들의 과거를 본격적으로 직시하기 시작한다면 그렇게까지 침략적이었던 이유와 원인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메이지 정부와 일왕제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것이고, 현재의 상징 일왕제에 대한 비판까지도 본격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 176쪽 - 한국 사람보다도 더 한국적인 일본 사람-2003년에 한국으로 귀화함-인 호사카 유지 교수의 우리가 모르고 있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한국을 어..

뽀짜툰 7, 8 - 채유리

도서관에 갔다가 새로 도착한 책 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호기심에 빌려 왔다. 원래 동물을 싫어해서 강아지나 고양이 기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의 한 명인데, 어떤 마음과 자세로 애완동물을 기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알아보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작가는 왜 고양이에게 돈을 쓰면서 낭비하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남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취미 대신 자신은 고양이를 기르는데 정성을 쏟는다고 강변한다. 어찌보면 맞는 말인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맞고 틀리고 하는 문제가 아니니 그건 제쳐두고, 책을 읽는 내내 애완동물 기르는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동물을 싫어하고 좋아하고를 떠나서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나름의 논리와 주장을 가지고..